| 안녕하세요.
저는 중학교에 다니는 딸이 있습니다. 이 녀석이 요즘 이상한 말을 자주 씁니다.
어제 저녁에 집에서 함께 놀던 애 친구를 딸내미와 같이 친구 집에 데려다줬습니다. 차를 운전하면서 뒤에서 둘이 떠드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 가관이더군요. 집에서는 늘 존댓말을 하던 아이가, 어른들에게 반말을 하고(엄마 집에 왔어.) "헐, 개좋아"라는 알아듣지도 못할 이상한 말을 했습니다. 좋다는 건지 싫다는 건지...
우리말에서 '개'는 앞가지(접두사)로 쓸 때 세 가지 뜻이 있습니다. 1. (일부 명사 앞에 붙어) '야생 상태의' 또는 '질이 떨어지는', '흡사하지만 다른'이라는 뜻으로 개금, 개꿀, 개떡, 개먹, 개살구, 개철쭉처럼 씁니다. 2. (일부 명사 앞에 붙어) '헛된', '쓸데없는'이라는 뜻으로 개꿈, 개나발, 개수작, 개죽음처럼 씁니다. 3. (부정적 뜻을 가지는 일부 명사 앞에 붙어) '정도가 심한'이라는 뜻으로 개망나니, 개잡놈처럼 씁니다.
'개좋다'는 아마도 '무척 좋다'는 뜻인 것 같은데, '개'가 부정적 뜻을 가지는 일부 이름씨(명사) 앞에 붙어 '정도가 심한'이라는 뜻을 더할 수 있으므로 '개싫다'는 말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개좋다'는 말이 안 됩니다.
어린 학생들이 이렇게 우리말을 망치고 있습니다. 이런 개수작때문에 아름다운 우리말이 개망나니나 쓰는 개떡같은 말이 되지 않을까 크게 걱정됩니다. (억지로 풀이를 달다 보니 말이 좀 심했네요.)
중요한 것은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하자는 겁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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