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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침에 어머니와 통화를 하는데, "마당 한 바퀴 돌고 나니 발이 꽁꽁 얼었다."라고 하시네요. ^^*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오늘 아침에 받은 고도원의 아침편지에 이런 글이 있네요.

지도력을 가지려면 반드시 문화를 알아야 합니다. 
군사력, 경제력 다음에는 남을 감동시키는 매력이 필요합니다. 
그 사람만 보면 즐겁고, 그 사람이 말하면 어려운 일도 함께하고 싶은 것. 
이렇게 절로 우러나오는 힘은, 금전과 권력이 현실인 것처럼 보이는 이 세상에서도 돈과 권력으로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 이어령의《지성에서 영성으로》 중에서  

남을 감동하게 하는 것까지는 몰라도, 문화는 무척 중요합니다. 
우리 문화에는 여러 가지 소중한 게 많지만, 그 가운데 으뜸은 역시 우리 한글 아닐까요? ^^*

몇 주 전에 '세종대왕의 소통법'이라는 주제의 강의를 부탁받았습니다.
농민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전달하는 강사들을 가르치는 전문강사 300여 명(모두 지방직 공무원입니다.)을 대상으로 100분 동안 이야기해달라고 했습니다.
잘할 자신이 없어서 몇 번 망설이다가
제가 하지 않으면 다른 주제로 특강이 만들어질 것 같아 특강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기회에 우리말을 아끼자는 이야기를 해야하니까요. ^^*)

특강을 부탁받으면,
특강 주제에 맞게 내용을 짜고, 그 내용에 맞게 슬라이드를 만듭니다.
그렇게 만든 슬라이드 하나하나에 제가 할 이야기와 말하는 속도에 맞춰 애니메이션을 넣습니다.
슬라이드를 돌려가며 진행이 매끄럽게 슬라이드 순서를 바꾸거나, 전체 시간에 맞춰 뺄 것은 빼면서 여러 번 연습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말이 꼬이지 않고, 제 시간에 끝낼 수 있거든요.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퇴근 후에 사무실에 남아 자료 정리하고, 주말에 나와서 열심히 슬라이드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잘 준비해서 오늘 오후에 드디어 특강을 합니다.

근데......
어제 아침에 전화가 왔습니다.
100분을 50분으로 줄여서 해달라고......
쩝...
강의자료를 준비했는데, 시간을 반으로 줄여버리면...
단순히 말을 빨리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고,
슬라이드를 1, 3, 5, 7, 9로 홀수 번호만 설명하고 지나갈 일도 아닙니다.
구성 전체가 틀어집니다. 
시간을 반으로 줄이면 이야기 얼개를 다시 짜야 합니다.
100분짜리를 놓고 50분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근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발표자료를 줄일 시간도 없네요.

오늘 발표는 제가 알아서 잘 하겠습니다. ^^*
그 발표자료를 붙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가져다 쓰십시오.

파일이 커서 그런지 4개로 나눠야 올라가네요.
내려받아서 순서대로 붙이시면 됩니다.
http://blog.daum.net/jhsung7/178
http://blog.daum.net/jhsung7/179
http://blog.daum.net/jhsung7/180
http://blog.daum.net/jhsung7/181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지난 2011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예부터]
안녕하세요.

요즘 카이스트에 여러 문제가 있나 봅니다.
어제 뉴스에서 보니
카이스트의 한 교수님이 모든 강의를 우리말로 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모든 강의를 영어로 해야만 공부를 잘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영어가 필요하긴 하지만 꼭 그렇게까지 매달려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오늘 아침 7:09에 KBS2에서 '예부터'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맞습니다. '옛부터'가 아니라 '예부터'가 바릅니다.

아주 먼 과거를 뜻하는 이름씨(명사) '예'뒤에 토씨(조사) '-로부터'나 '-부터'가 붙은 것이므로
'예로부터'와 '예부터'처럼 사이시옷을 넣지 않고 붙여 써야 바릅니다.

'옛'은 "지나간 때의"라는 뜻의 매김씨(관형사)입니다.
옛 자취, 옛 추억, 옛 친구, 옛 모습처럼 띄어 씁니다.
다만, 한 낱말로 굳은 
옛일, 옛이야기, 옛적, 옛날, 옛사랑, 옛정, 옛집 따위는 붙여 씁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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