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낯선 편지를 가끔 받습니다.
제가 우리말편지를 보낸다는 것을 신문에서 보시고
편지 보낼 때 같이 보내달라는 분도 많으시고,
그동안 보낸 편지를 한꺼번에 보내달라는 분도 많으시고...
제 나름대로는 그동안 편지를 보내면서
우리말편지를 받으시는 분들과 조금은 친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가족 이야기를 떠들기고 하고,
가끔은 어머니 이야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뜬금없이 다른 분들의 편지를 받으니 좀 낯서네요.
며칠 동안은 계속 낯설 것 같은데요.
그 낯섦은 없애고자 오늘은 '낯설다'를 좀 볼게요.
흔히 '낯설은 사람, 낯설은 고향, 낯설은 친구'처럼 '낯설은'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낯설다'에 '-은'이 연결되면 'ㄹ'이 탈락하여 '낯선'이 됩니다.
'낯설은'은 잘못입니다.
다음 뉴스 검색에서,
'낯선'을 검색하니 13,577개의 기사가 나오고,
'낯설은'을 검색하니 103개가 나오네요.
다행입니다.
http://tab.search.daum.net/dsa/search?serv=news&q=%B3%B8%BC%B1&w=news&SortType=&ResultType=&site=&cp
이와 비슷한 단어가 '거칠다'입니다.
이것도 거칠은 벌판으로 달려가자나 거치른 상태처럼 쓰면 틀립니다.
'거칠다'에 '-은'이 연결되면 'ㄹ'이 탈락되어 '거친'이 됩니다.
'거칠은'은 잘못입니다.
다음 뉴스 검색에서,
'거친'을 검색하니 36,609개의 기사가 나오고,
'거치른'을 검색하니 29개가 나오며,
'거칠은'을 검색하니 27개가 나오네요.
참으로 다행입니다.
http://tab.search.daum.net/dsa/search?nil_suggest=btn&w=news&oldw=news&sw=news&q=%B0%C5%C4%A3
며칠 동안 낯선 편지를 좀 받겠지만,
그 낯섦을 없애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낯설다'의 명사형은 '낯섦'입니다.
단어가 좀 낯설죠?
아래 예전에 보낸 편지를 읽어보시면,
왜 낯설다의 명사형이 낯섦인지 아실 겁니다.
[메주는 콩으로 만듦, 쟁기로는 논을 갊]
요즘 내용이 간단해서 좋죠?
내용도 간단하고, 하루 건너서 편지가 오고...
매일 편지를 받으니 소화불량에 걸리게 생겼다는 분들이 계셔서,
편지 분량과 횟수를 좀 조절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간단한 겁니다.
메주는 콩으로 만듬, 메주는 콩으로 만듦
이 중 어떤 게 맞을까요?
우리말에,
동사를 명사처럼 만들어주는 명사형 어미는 ‘(으)ㅁ’을 씁니다.
‘으’를 괄호로 묶어 ‘(으)’로 표기한 것은 ‘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명사형 어미는 ‘음’이나 ‘ㅁ’이라는 거죠.
자음 다음에는 ‘음’을 쓰고, 모음 다음에는 그냥 ‘ㅁ’만 씁니다.
예를 들어,
‘먹다’의 명사형은 ‘먹음’이고,(자음 다음이므로 ‘음’)
‘가다’의 명사형은 ‘감’입니다.(모음 다음이므로 ‘ㅁ’)
자음 다음에 ‘으’가 있는 ‘음’을 쓰는 것은 자음끼리의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으’를 개입시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별 거 아닙니다. 가볍게 소화하실 수 있을 겁니다.
문제는 ‘ㄹ’형 동삽니다.
동사의 어미가 자음 ‘ㄹ’로 끝나는 경우는 좀 헷갈립니다.
‘ㄹ’은 비록 자음이지만 현대국어에 ‘ㄻ’이라는 겹받침의 형태가 있기 때문에
‘으’를 개입시키지 않고 자연스럽게 ㄹ 다음에 ㅁ이 들러붙는 형태를 씁니다.
예를 들어,
만들다-만듦, 베풀다-베풂, 갈다-갊, 줄다-줆, 살다-삶 이 그런 형태죠.
‘살다’의 명사형이 ‘삶’이라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시면서,
‘갈다’의 명사형이 ‘갊’이라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우시죠?
자주 안 봐서 그렇습니다.
우리가 자주 틀리는 몇 가지 예를 보면,
많이 줄어듬 >> 많이 줄어듦
밖으로 내몸 >> 밖으로 내몲
메주는 콩으로 만듬 >> 메주는 콩으로 만듦
쟁기로 논을 감 >> 쟁기로 논을 갊
입니다.
항상 건강 조심하세요.
누가 뭐래도 건강해야, 일을 할 수 있고,
친구도 만날 수 있고, 술도 먹을 수 있고, 행복한 가정도 꾸릴 수 있잖아요.
항상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