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주도 기쁘고 좋은 일만 많이 생기시길 빕니다.
어제 인터넷 뉴스를 보니 검찰과 법원의 고위 간부가 사석에서 비밀리에 만났다고 하네요.
검·법 고위 간부 사석에서 비밀리 만나 '왜?'
왜 만났을까요?
요즘 검찰이 낸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자꾸 기각되고 있는데...
혹시 두 기관이 만나 국민 모르게 뭔가 '사바사바'하려고 그런 것은 아니겠죠?
"뒷거래를 통하여 떳떳하지 못하게 은밀히 일을 조작하는 짓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 '사바사바'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올라있는 낱말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사바사바뿐만 아니라 '사바사바하다'는 것까지 올라있습니다.
사바사바의 어원을 좀 볼까요?
이 낱말은 일본어에서 왔습니다.
'捌く'에서 '-하다'라는 뜻의 어미 く를 없애고 어간인 さば만 남긴 겁니다.
さば는 고등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さばさば[사바사바]라고 하면 고등어를 다 팔아치우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게 발전해서 무엇인가를 적당히 처리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발전한 거죠.
마음이 후련하거나 동작이나 성격이 소탈하고 시원시원한 뜻도 있다고 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鯖を読む[사바오요무]에서 왔다고도 합니다.
고등어를 세다는 뜻인데, 어물전에서 고등어를 팔면서 대충 세면서 담아 눈속임함을 뜻합니다.
게다가,
산스크리트어의 sabha(사바)에서 온 불교 용어라고 주장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뜻은 속세라고 합니다.
뭐가 진짜 어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거야 언어학자들이 할 일이죠.
어쨌든 사바사바는 "떳떳하지 못한 방법으로 일을 조작하는 짓"임은 분명합니다.
이런 사바사라를 우리가 쓸 까닭이 없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사바사바를 '짬짜미'로 다듬었습니다.
짬짜미는
"남모르게 자기들끼리만 짜고 하는 약속이나 수작."을 뜻합니다.
아무쪼록
검찰과 법원의 고위 간부가 만나 '짬짜미' 하지 않았기를 빌고,
뭔가 구린내 풀풀 나는 야로가 없었기를 빕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심판에게 야로가 있었을까요?]
아직도 분이 안 풀리네요.
스위스전 때 심판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리지 않은 것은 분명 잘못된 겁니다.
FIFA 규정을 봐도 그렇고...
이건 뭔가 야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국제심판이라는 사람이 어찌 그런...
아무리 자질이 딸리기로서니...
다른 경기에서는 그따위 짓거리 하지 말길 길며,
그 심판에게 연민의 정을 담아 오늘 편지를 씁니다.
"남에게 드러내지 아니하고 우물쭈물하는 속셈이나 수작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 '야로'입니다.
이 일에는 무슨 야로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처럼 씁니다.
이 낱말은 일본어 냄새가 물씬 풍기죠?
やろ[야로]에서 온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 '야로'는 우리말입니다.
일부 사전에서 속어로 처리했지만,
속어로 보건 안보건, 뜻이 속되건 아니건 간에,
일본어와는 전혀 상관없는 아름다운 우리말입니다.
스위스전 때 심판에게 정말 야로가 있었을까요?
우리말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