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비가 오더니 비거스렁이를 하느라고 바람이 몹시 매섭네요.
(비거스렁이 :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
이렇게 날씨가 추운데 우리나라 정치도 흐리네요.
제발 얼마 남지 않은 올해가 가기 전에 민생을 잘 추슬러 주시길 간절히 빕니다.
오늘은 높으신 분들이 나라를 잘 이끌어 주시라는 뜻으로 '추슬러'와 '추슬려'를 갈라볼게요.
민생을 잘 추슬러 주세요가 맞을까요, 민생을 잘 추슬려 주세요가 맞을까요?
보나 마나 기본형은 '추슬리다'나 '추슬르다'겠죠?
아니요.
기본형은 '추스르다'입니다.
"추어올려 다루다, 몸을 가누어 움직이다, 일 따위를 수습하여 처리하다."라는 뜻이죠.
'추스르니, 추슬러, 추스르고'로 활용합니다.
따라서,
민생을 잘 '추슬려'가 아니라, 민생을 잘 '추슬러'가 맞습니다.
'추슬르니, 추슬려, 추슬르고' 따위는 모두 틀린 겁니다.
높으신 분들이 민생을 잘 추슬러 주시길 간절히 빕니다.
우리말123
오늘 우리말편지는 좀 짧게 썼습니다.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가 긴거라서...^^*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우리말 편지 보내면서 자주 보는 책]
가끔 저에게
날마다 맞춤법을 보내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고, 그 많은 내용을 다 어디서 구하느냐고 묻는 분이 계십니다.
어떤 때는, 진심으로 저를 생각해 주시면서, 그럴 시간에 논문 한 편 더 보라고 충고해 주시기도 하고...
오늘은 그 답변을 드릴게요.
편지 쓰는 시간은 약 20-30분 정도 걸립니다.
8시쯤 출근해서 편지 쓰고 검토하고 보내면 8시 30분쯤 됩니다.
내용은 여러 가지 책과 사전을 보고 참고합니다.
제가 자주 보는 책을 소개할게요.
마침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이니 한두 권쯤 골라서 읽어보세요.
저와 가까이 계시는 분은 언제든지 오세요. 책 빌려드릴게요.
지금 제 책장에 꽂혀있는 것만 소개해 드리면,
4주간의 국어여행
감성사전
고운우리말/높은겨레얼
국어의 풍경들
그런, 우리 말은 없다
나는 고발한다
딸에게 들려주는 아름다운 우리말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 한자어 사전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나이 사전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
로서와 로써가 헷갈리니?
말이 올라야 나라가 오른다
바른 국어
바른말 고운말
새로운 한글 맞춤법·띄어쓰기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모두 한글자로 되어 있다
순 우리말 알아맞히기
순 우리말 한글 쓰기
쉬운 문장 좋은 글
아나운서, 방송인 되기
안 써서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우리말
알 만한 사람들이 잘못 쓰고 있는 우리말1234
언어속으로 : 장영준의 우리말 산책
오동환의 우리말 생각
올바른 우리말 사용법
올바른 우리말 사용법: 교양있는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우리 말 살려쓰기 하나 : 사람을 살리는 글쓰기
우리 말 살려쓰기 둘 : 겨레를 살리는 글쓰기
우리 말 살려쓰기 셋 : 마음을 되찾는 글쓰기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말 바로 쓰기
우리글 바로쓰기 1, 우리글 바로쓰기 2, 우리글 바로쓰기 3
우리말 깨달음 사전
우리말 나들이
우리말 답게 번역하기
우리말 오류사전
우리말 우리글 묻고 답하기
우리말 죽이기 우리말 살리기
우리말 지르잡기
우리말 풀이사전
우리말 활용사전 : 좋은글, 좋은 말을 위한
우리말에 대한 예의
우리말의 수수께끼
우리말이 아파요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
정말 궁금한 우리말 100가지
좋은 글의 시작 올바른 맞춤법
최초의 우리말 사전은 어떻게 탄생하였나
한국어 용법 핸드북
한국어가 있다 1
한국어가 있다 2
한국어가 있다 3
한국어가 있다 4
한국어와 한국문화
한국의 직장인은 글쓰기가 두렵다
출동! 우리말 구조대
펭이의 우리말 탐험
역사가 새겨진 우리말 이야기
편집자도 헷갈리는 우리말
우리말을 좀먹는 우리말 속의 일본말
온 즈믄 골 잘
댕기끝에 진주같은 우리말 속담
작가들이 결딴낸 우리말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국어한무릎공부
이오덕 삶과 교육사상
우리말의 속살
한글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틀리는 한국어
국수는 밀가루로 만들고 국시는 밀가리로 맹근다
자연의 모든 소리를 담는 글자
우리가 짜장 알아야 할 고운 우리말 100가지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틀리는 한국어
나만 모르는 우리말
간추린 우리말 바로쓰기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한글
입니다.
(책 이름은 이 편지를 보낸 뒤 계속 덧붙이고 있습니다. )
어떤 분은, 저를 생각해서, 그럴 시간에 논문 한 편 더 보는 게 좋겠다고 하시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농업학자입니다. 농업과학자이자 농업기술자죠.
과학자들은 실험실에서는 자기들만의 전문용어로 ‘밀담’을 나누고,
전문학회에서는 어려운 말로 범벅이 된 논문을 발표하면서,
자기들만의 ‘잔치’를 벌이는 부류의 인간이 아닙니다.
과학자, 더구나 농업과학자나 농업기술자들은
자연현상을 이해하고 이를 농업에 응용할 수 있도록 대중 속으로 끌어내는 임무를 맡은 사람입니다.
글은 글구멍이 트인 사람만 쓰는 게 아니죠.
농업과학자, 더구나 공무원 신분의 농업과학자는 대중적인 글쓰기를 게을리하면 안 됩니다.
자연현상을 농업에 응용할 수 있도록 농민이 이해할 수 있게 풀어서 농민들에게 전달해야 하고,
농민들의 땀으로 영근 먹을거리를 도시소비자에게 소개도 해야 하죠.
경우에 따라서는 농업관련 주제를 사회적 이슈로 부각시켜야 하고,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정치, 사회 이야기를 하듯 먹을거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화젯거리도 제공해야 합니다.
외국의 현재 상황이나 관련 기술도 소개해야 합니다.
이러한 모든 일이 말과 글로 이루어집니다.
그 말과 글이 맞춤법에 맞고 표준어이면 쉽게 전달할 수 있겠죠.
저는 그러고자 맞춤법을 공부하고 우리말을 공부합니다.
‘네 주제에 맞춤법은 무슨 맞춤법이냐!’고 실눈 뜨고 뒤대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제 일을 제대로 하려고 맞춤법을 공부합니다.
제가 가진 글쓰기 능력이 제가 아는 모든 내용을 글로 표현할 만큼 충분하지 않고,
그에 앞서 우리말 지식이 많지도 않습니다.
제 스스로 굴퉁이임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요,
어쭙잖은 지식 나부랭이를 자랑하려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다만, 제가 아는 만큼,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온 힘을 기울이고자 하는 것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름다운 우리말을 잘 골라 써서 같은 내용이라도 다좆치고 죄어치는 기술을 부리지도 못하고,
글자 하나하나를 쪼아 새기듯 읽기 쉬운 문장을 만들지도 못합니다.
그저 제 나름대로 일상에서 겪은 일을 우리말과 연관 지어 쉽게 풀어보고자 하는 것뿐입니다.
누군가 지식은 머릿속에 차곡차곡 재 놓은 앎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만남이라 했습니다.
그 ‘만남’을 즐기려고 저는 날마다 아침 우리말 편지를 보냅니다.
쓸데없는 내용이 좀 길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