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까마귀 고기를 먹고 '깜빡'했다고 했는데,
소리를 제대로 못 내는 제 딸은 아빠가 까마귀 고기를 먹고 '깜박'했다고 하네요.
저는 이런 때 이렇게 생각합니다.
'역시 내 딸이야. 깜빡과 깜박이 같은 뜻인 것을 이미 알고 다양한 낱말을 쓰고자 깜빡이라 안 하고 깜박이라 하는군.'
"아빠, 아이스크림 사준다고 했잖아요!"
"아 참, 아빠가 며칠 전에 까마귀 고기를 먹었더니 깜빡했네. 미안하다. 지금 사러 가자!.
"아빠가 고기 드시고 깜박했다고?"
"응, 아빠가 까마귀 고기 먹고 깜빡했어'"
"아빠, 까마귀 고기 먹으면 깜박해?"
"그럼 ^^*"
어제 딸내미와 나눈 이야기입니다.
차에서 동생과 다투기에, 시장에 가서 아이스크림 사준다고 꾀어서 조용하게 만들었거든요.
저는 까마귀 고기를 먹고 '깜빡'했다고 했는데,
소리를 제대로 못 내는 제 딸은 아빠가 까마귀 고기를 먹고 '깜박'했다고 하네요.
저는 이런 때 이렇게 생각합니다.
'역시 내 딸이야. 깜빡과 깜박이 같은 뜻인 것을 이미 알고 다양한 낱말을 쓰고자 깜빡이라 안 하고 깜박이라 하는군.'
이렇게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애가 아직 어려(겨우 42개월) 소리를 똑바로 내지 못하는 구나...'
너무 팔불출인가요?
'깜빡'은
1. 불빛이나 별빛 따위가 잠깐 어두워졌다 밝아지는 모양. 또는 밝아졌다 어두워지는 모양.
2. 눈이 잠깐 감겼다 뜨이는 모양
3. 기억이나 의식 따위가 잠깐 흐려지는 모양
을 뜻합니다.
'깜빡'과 뜻은 같지만 '깜박'보다 좀 센 느낌이죠.
모음조화에 따라
껌뻑, 껌벅이라 해도 되고,
'끔벅'이라고 하셔도 됩니다.
다 같은 뜻입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설레이다 -->> 설레다]
어젯밤에 자료를 좀 찾을 일이 있어서,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누리집(홈페이지)에 들어갔습니다.
그 누리집에 제 눈을 의심할 문구가 있더군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누리집에는
학과소개, 교육과정, 사람들, 자료실 따위의 꼭지가 있는데,
그 중, '사람들'에 들어가 보면,
'스무 살의 설레이는 순간에서부터, 학사모를 쓴 졸업식장에서의 너와 나......'
라는 글이 흘러나옵니다.
http://plaza.snu.ac.kr/~ed705/ed705/people/f-people.html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설레이는'이 아니라 '설레는'이 맞습니다.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들떠서 두근거리다."는 뜻의 낱말은,
'설레다'가 맞습니다. '설레이다'가 아닙니다.
백 보, 천 보 양보해서,
시에서 '설레이다'를 썼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운을 맞추기 위한 것입니다.
맞춤법에 따르면 '설레다'가 맞고,
이 명사형은 '설레임'이 아니라 '설렘'입니다.
비슷한 경우로,
'헤매이다'가 아니라 '헤매다'이고,
'목메이다'가 아니라 '목메다'입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학부라는 서울대학교.
그것도 나중에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될 학생이 다니는 사범대학,
그 많은 과 중 국어교육과...
국어교육과의 누리집에 떡 하니 버티고 있는
엉터리 맞춤법 '설레이는'...
설마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에서 틀리지는 않았겠죠?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거겠죠?
지방대 농대 졸업한 제가 뭘 알겠어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