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7/04] 우리말) 후덥지근과 후텁지근

조회 수 8070 추천 수 54 2007.07.04 11:41:34
정리하면,
후덥지근과 후텁지근은
큰말 작은말 관계일 뿐 모두 표준어이며 뜻의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후터분하다와 후더분하다도 거의 비슷한 뜻입니다.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비가 많이 오네요.

저는 작년 여름에는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아주대학교 병원에서 여름을 났는데,
올해도 아내와 함께 병원에서 여름을 나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월요일 오후에 아내가 병원에서 수술을 했거든요.
덕분에(?) 오랜만에 병원에서 한뎃잠을 잤습니다.
에어컨도 제대로 틀어주지 않아 어찌나 후텁지근하고 불편하던지...

후덥지근한지 후텁지근한지... 어쨌든 불편했습니다.

후덥지근이 맞을까요, 후텁지근이 맞을까요?

답은 둘 다 맞습니다.
'후덥지근하다'는 "열기가 차서 조금 답답할 정도로 더운 느낌이 있다."는 뜻이고,
'후텁지근하다'는 "조금 불쾌할 정도로 끈끈하고 무더운 기운이 있는 모양."을 뜻합니다.
둘 다 그림씨(형용사)이고,
후텁지근이 후덥지근보다 큰말입니다.
비슷하게 소리 나는
'후터분하다'와 '후더분하다'는 "불쾌할 정도로 무더운 기운이 있는 모양."입니다.
마찬가지 그림씨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게 그거 같습니다.

그러나
수더분하다는 다른 뜻입니다.
"성질이 까다롭지 아니하여 순하고 무던하다"는 뜻이죠.

정리하면,
후덥지근과 후텁지근은
큰말 작은말 관계일 뿐 모두 표준어이며 뜻의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후터분하다와 후더분하다도 거의 비슷한 뜻입니다.

다만,
'후덕지근'은 틀린 말입니다.

어젯밤에도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아 후터분했는데,
오늘은 에어컨을 틀어 병실이 후덥지근하거나 후텁지근하지 않기를 빕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세간살이 >> 세간/살림/살림살이]

비가 많이 오네요.
아무쪼록 큰 피해가 없기를 빕니다.

텔레비전에 이번 비로 세간이 많이 상한 집이 나오네요.
하나같이 손때 묻은 살림살이일텐데...

오늘은,
그런 아까운 살림살이를 생각하면서 글을 씁니다.

흔히,
"집안 살림에 쓰는 온갖 물건"을 두고,
'세간살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틀린 겁니다.
그것은 '세간'이나 '세간붙이'라고 해야 합니다.

이와 비슷한 '살림'은,
"한집안을 이루어 살아가는 일"이라는 뜻도 있지만,
"집 안에서 주로 쓰는 세간"이라는 뜻도 있어,
살림이 늘어나다, 살림을 장만하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살림살이'는,
"살림을 차려서 사는 일"인데,
여기에도,
"숟가락, 밥그릇, 이불 따위의 살림에 쓰는 세간"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부엌 살림살이, 그 사이에 살림살이가 많이 늘어났구나처럼 쓰죠.

정리하면,
집안 살림에 쓰는 물건은,
세간, 살림, 살림살이라고 하나,
'세간살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비에,
못쓰게 되는 세간이나 살림이 없기를 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397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648
276 [2007/07/27] 우리말) 싱글맘 id: moneyplan 2007-07-31 7318
275 [2007/07/26] 우리말) 생률이 아니라 날밤입니다 id: moneyplan 2007-07-26 6790
274 [2007/07/25] 우리말) 공멸은 피해야 합니다 id: moneyplan 2007-07-25 7074
273 [2007/07/24] 우리말) '뱃속'과 '배 속' id: moneyplan 2007-07-24 7257
272 [2007/07/18] 우리말) 평방미터가 아니라 제곱미터 id: moneyplan 2007-07-18 7273
271 [2007/07/16] 우리말) 엉터리 말 몇 개 id: moneyplan 2007-07-16 7690
270 [2007/07/13] 우리말) 짧은 편지 id: moneyplan 2007-07-13 8258
269 [2007/07/12] 우리말) 격강이 천리라 id: moneyplan 2007-07-12 7127
268 [2007/07/11] 우리말) 점점 나아지다 id: moneyplan 2007-07-11 7489
267 [2007/07/10] 우리말) 금자탑 id: moneyplan 2007-07-10 6835
266 [2007/07/09] 우리말) 평창이 안타까워서... id: moneyplan 2007-07-09 7664
265 [2007/07/06] 우리말) 뒷다마와 뒷담화 id: moneyplan 2007-07-06 7248
264 [2007/07/05] 우리말) 잔불과 뒷불 id: moneyplan 2007-07-05 6189
» [2007/07/04] 우리말) 후덥지근과 후텁지근 id: moneyplan 2007-07-04 8070
262 [2007/07/04] 우리말) 과반수와 반수 id: moneyplan 2007-07-04 7391
261 [2007/07/03] 우리말) 갑절과 곱절 id: moneyplan 2007-07-03 9019
260 [2007/07/02] 우리말) 선호가 아니라 좋아함입니다 id: moneyplan 2007-07-02 7460
259 [2007/06/30] 우리말) 계란보다는 달걀을... id: moneyplan 2007-07-02 7158
258 [2007/06/29] 우리말) 평이 아니라 제곱미터 id: moneyplan 2007-06-29 8110
257 [2007/06/28] 우리말) 워크샵과 워크숍 id: moneyplan 2007-06-28 74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