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되다'는 내가 어떤 자리에 앉게 된 것이고,
'임용하다'는 내가 다른 사람을 불러다 쓰는 것을 말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탑라이스' 편지를 지워달라는 부탁을 드렸습니다.
지난 7월 17일 아침에 보내드린
"우리말, 농촌진흥청의 탑라이스"라는 꼭지의 글을 블로그에 올리신 게 있으면 지워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제 경솔한 실수로 많은 분이 힘들어하십니다.
아침에도 여기저기 블로그에 들어가 보니 그 글이 나오네요.
'영주문인협회'에도 아직 글이 남아 있습니다. 딱히 연락할 방법이 없어 답답하네요.
죄송합니다만,
지금 바로
"우리말, 농촌진흥청의 탑라이스" 글을 지워주실 것을 거듭 부탁드립니다.
어제는 기분 좋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제가 아끼고 존경하는 후배 백원진 박사가 전남대학교 교수가 됐다네요.
어렵게 공부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교수가 되었으니,
더욱 힘써 좋은 업적 많이 내고 두루 존경받는 교수가 되길 빕니다.
저도 어제 백 교수에게 난을 보냈지만,
흔히 교수된 것을 축하할 때 난을 보냅니다.
그러면서
"교수 임용을 축하합니다"라고 씁니다.
뭔가 좀 어색하지 않아요?
임용(任用)은
"직무를 맡기어 사람을 씀."이라는 뜻으로
신규 임용, 요즘은 정식 교사 임용이 늘어나는 추세...처럼 쓰는 이름씨(명사)입니다.
누군가 어떤 자리에 앉는 것을 이르는 말이 아니라,
어떤 사람을 쓰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이를 좀 쉽게 풀면,
'임용되다'는 내가 어떤 자리에 앉게 된 것이고,
'임용하다'는 내가 다른 사람을 불러다 쓰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교수 임용을 축하합니다.'라고 하면,
대학 총장이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학교 발전을 위해 큰 맘 먹고 새사람을 뽑았는데,
그것을 두고 총장에게 축하한다는 뜻이 됩니다.
내가 아는 사람이 교수가 된 것을 축하하려면,
'교수 임용됨을 축하합니다.'라고 해야 바릅니다.
내친김에 발음도 좀 볼게요.
임용은 [임용]으로 읽지 않고 [이:묘ㅇ]으로 읽습니다.
제 후배 백 박사는 전남대학교 교수로 [이:묘ㅇ]되었고,
전남대학교는 백 박사를 교수로 [이:묘ㅇ]한 겁니다.
(묘ㅇ 자가 써지지 않네요.)
아무쪼록,
이번 에 전남대학교에 임용된, 전남대학교에 둥지를 틀게 된,
백원진 교수가 어디에서든지 제 구실 다 하는 멋진 교수가 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잔치는 벌리는 게 아니라 벌이는 겁니다]
이달 말에 농촌진흥청에서 벌이는 잔치를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오시면 꼭 연락해주세요.
8월 30일부터 9월 3일까지
농촌진흥청 운동장에서 큰 잔치를 벌일까요, 벌릴까요?
잔치를 벌이는 게 맞을까요, 벌리는 게 맞을까요?
오늘은 '벌이다'와 '벌리다'를 갈라보겠습니다.
아주 쉽습니다.
물리적인 간격을 넓히는 것이면 '벌리다[벌:리다]'고,
그렇지 않으면 '벌이다[버:리다]'입니다.
곧, 입을 벌리고 하품하고, 앞뒤 간격을 벌리는 겁니다.
'벌이다'는 잔치를 벌이다, 일을 벌이다, 사업?벌이다처럼 물리적인 간격을 넓힌다는 의미가 없을 때 씁니다.
따라서,
'농촌진흥청에서 큰 잔치를 벌립니다'고 하면 틀리고,
'농촌진흥청에서 큰 잔치를 벌입니다'고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