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27] 우리말) 밀월여행

조회 수 7405 추천 수 54 2007.08.27 11:41:28
신혼여행을 흔히 밀월여행이라고 합니다.
이 밀월은 영어 허니문(honeymoon)에서 왔습니다.
honey가 꿀이고 moon이 달이잖아요.
그래서 꿀 밀(蜜) 자와 달 월(月) 자를 써서 밀월여행이라고 합니다.
꿀같이 달콤한 결혼 바로 뒤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겠죠.


안녕하세요.

좋은 동아일보에 좋은 기사가 떠서 소개합니다.
<a href="http://www.donga.com/fbin/output?f=j_s&n=200708250148&main=1" target='blank'><font color="blue"><u>http://www.donga.com/fbin/output?f=j_s&n=200708250148&main=1</u></font></a>


오늘 아침 6시 46분 KBS 뉴스에서
앵커는 '희귀병'이라 했고,
그 기자는 '희소병'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배 속에 있는 쌍둥이 태아가 걸린 낫기 어려운 병은,
'드물어서 매우 진귀한' 희귀병이 아니라,
드물고 적은 희소병입니다.

아침부터 비가 오니 이번 주는 막판 무더위가 좀 수그러질 것 같네요.

달콤한 이야기로 이번 주를 시작해 볼까요?

지난 주말에 신혼여행 이야기를 했습니다.
신혼여행에서 들어선 아이를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는 문제를 냈었죠.

신혼여행을 흔히 밀월여행이라고 합니다.
이 밀월은 영어 허니문(honeymoon)에서 왔습니다.
honey가 꿀이고 moon이 달이잖아요.
그래서 꿀 밀(蜜) 자와 달 월(月) 자를 써서 밀월여행이라고 합니다.
꿀같이 달콤한 결혼 바로 뒤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겠죠.

이렇게 영어에서 온 낱말이 또 있습니다.
'은막의 천사'라고 할 때 그 '은막'입니다.
옛날에는 비단이나 촘촘하게 짠 직물에 은가루를 뿌려 영사막으로 썼다고 합니다.
그것을 silver screen이라고 하는데,
우리말로 옮기면 '은막(銀幕)'입니다. 영화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죠.

각광도 있습니다.
무대 앞 아래쪽에서 배우를 비춰주는 광선인 foot-light를 우리말로 옮긴 것으로,
다리 각(脚) 자와 빛 광(光) 자를 씁니다.
이 낱말은 국립국어원에서 '주목'으로 다듬었습니다.

밀월, 은막, 각광 모두 우리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다만,
밀월여행은 '蜜月여행'이지 '密越여행'이 아닙니다.
곧 달콤한 신혼여행을 뜻하지,
몰래 다녀오는 여행이라는 뜻은 없습니다.

이번 주도 밀월여행 다녀오듯이 달콤하게 잘 삽시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희소병과 희귀병 모두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코스모스꽃? 살살이꽃!]

제가 국어를 전공하지도 않았으면서 잘났다고 감히 국립국어원을 꼬집었는데요.
근데 어떡하죠?
오늘도 국립국어원을 좀 조져야겠는데......

가을에 피는 꽃 하면 코스모스 꽃이 생각나죠?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해 원래부터 이 땅에서 자라난 우리 꽃처럼 생각됩니다.
이 코스모스의 순 우리말이 '살사리'라고 합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살랑거리고 살살대는 모습에서 '살사리(살살이→살사리)꽃'이란 이름을 붙인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분은 순 우리말이라고 하고, 또 다른 분은 북한에서 쓰는 문화어라고도 하고...

그래서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살사리꽃'을 뒤져봤습니다.
매정하게도,
"'코스모스(cosmos)'의 잘못."이라고 나와 있네요.
한마디로 잘못된 말이니 쓰지 말라는 겁니다.

그럼,
해바라기는 왜 그냥 뒀죠?
"선플라워(sunflower)의 잘못'이라고 해야 하고,
토끼풀은 "클로버(clover)의 잘못'이라고 풀어야 하지 않나요?

외래어나 한자어에 밀려 순 우리말이 없어진 게 한두 개가 아니지만,
국가기관, 될 수 있으면 우리말을 살려 쓰고, 없는 말도 만들어내야 할 국립국어원에서
오히려 우리말을 죽이고 있는 이 꼴을 어떻게 봐야 하죠?

우리 정서가 고스란히 담긴 '살사리꽃'을 쓰지 못할 까닭이 없습니다.
살사리꽃이 북한에서 쓰는 문화어라서 쓰면 안 된다고요?
저는 국가정보원 아닌 국가정보원 할아비가 와도 저는 코스모스보다는 살사리꽃을 쓰겠습니다.

이제 곧 방송과 신문에서 살사리꽃이 활짝 핀 길을 소개하겠죠?
그러면서 '코스모스 만개'라는 꼭지를 뽑을 겁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코스모스 만개'라고 제목을 뽑지 마시고,
'살사리꽃 활짝'이라고 뽑아 주세요.
만개(滿開, まんかい[망가이])가 일본말이란 것을 다 알고 계시잖아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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