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30] 우리말) 지킴이와 지키미

조회 수 10004 추천 수 89 2007.08.31 10:05:35
정리하면,
문법적으로는 '명사   -이'가 맞지만,
'도움이'보다는 '도우미'가 널리 쓰이기 때문에 그대로 표준말로 인정하여 사전에 올렸고,
지킴이는 '지키미'가 아니라 '지킴이'가 널리 쓰여 '지킴이'를 표준어로 봤습니다.
도우미, 지킴이가 표준말입니다.


안녕하세요.

그제 낸 문제의 답은 '건들장마'입니다.
어제 그 답을 말씀드리면서 '건들바람'이라고 했습니다. 건들바람은 앞에서 열심히 설명했었는데......
제가 하는 짓이 이렇습니다. ^^*

인질이 모두 풀려나서 참 다행입니다.

요즘 저희 집에 '가사 도우미'가 오십니다.
허리를 수술한 아내가 아직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일주일에 두 번씩 도우미 아줌마가 오셔서 집안일을 도와주십니다.

아내가 빨리 낫길 빌며 오늘은 도우미를 알아볼게요.
아시는 것처럼 '도우미'는 1993년 대전 엑스포에서 처음 쓴 말입니다.
"행사 안내를 맡거나, 남에게 봉사하는 요원"이라는 뜻으로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는 낱말입니다.

처음 이 말을 만들 때는,
'돕다'의 말뿌리(어근) '도-'에,
'우아하다'의 '우',
아름답다는 뜻의 한자 '미'를 써 '도우미'로 쓴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국립국어원 자유게시판에서 따옴)

그러나 지금은 남을 도와주는 사람이란 뜻으로 쓰고 있기 때문에
'돕다'의 명사형 '도움'에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가 붙는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도움이'를 소리를 내기 쉽게 '도우미'라고 바꾼 거죠.

우리말을 살아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상황에 따라 달리 쓰기도 합니다.
이름씨꼴(명사형) 씨끝(어미)을 쓴 낱말에는
도우미, 지킴이, 배우미, 비추미 따위가 있는데,
어떤 낱말은 씨끝이 연음되어 '도우미'처럼 '-미'의 꼴로 나타나기도 하고,
어떤 것은 '지킴이'처럼 '이름씨꼴-이'처럼 된 것도 있습니다.

말뿌리를 따진다면,
도움, 배움, 비춤, 지킴 뒤에 사람을 나타내는 '이'가 붙어
'도움이, 배움이, 비춤이, 지킴이'로 쓰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많은 사람이 '도우미'와 '지킴이'로 쓰고 있다면 이 또한 받아들어야 할 것도 같습니다.

정리하면,
문법적으로는 '명사-이'가 맞지만,
'도움이'보다는 '도우미'가 널리 쓰이기 때문에 그대로 표준말로 인정하여 사전에 올렸고,
지킴이는 '지키미'가 아니라 '지킴이'가 널리 쓰여 '지킴이'를 표준어로 봤습니다.
따라서, 도우미, 지킴이가 표준말입니다.

좀 헷갈리시죠?

제가 오늘 이렇게 헷갈리는 설명을 너저분하게 풀어놓는 것은
제가 이번에 지킴이가 된 것을 알려드리고자...

제가 올 들어 두 번째로 한글학회와 문화관광부가 지정하는 '우리 말글 지킴이'에 뽑혔습니다.
오늘 오후에 한글학회에서 지킴이 패를 주신다네요.
여러분에게 편지를 열심히 보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군요. ^^*

저는 우리 말글 '지키미'가 아니라 '지킴이'입니다.
누구 저와 함께 우리말 '알림이' 해 보실 생각 없으세요?
우리 넋이 담긴
우리말과 우리글을 지키기만 할 게 아니라 여기저기 널리 알리는 것도 중요하거든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게슴츠레 졸린 눈]

많은 분이 걱정해 주신 덕분에
오늘 어머니가 퇴원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병원에서 자는 거, 그거 정말 힘들더군요.
자리도 불편한데다 자꾸 들락거리는 사람들 때문에...

날마다 병원에서 자면서, 처음에는 인기척만 있어도 자다가 일어났는데,
나중에는 게슴츠레 눈을 뜨고 눈치를 본 뒤 다시 자고,
어떤 때는 잠에 취해 거의 감은 듯 거슴츠레 눈을 떴다가 감고,
또 어떤 때는 졸린 눈을 비비며 가슴츠레 떴다가 또 감고...
이러다 보면 하룻밤이 금방 지나가고 어슴푸레 날이 밝아오죠.
여태 힘들었지만, 몇 년 지나면 그때의 일이 아슴푸레 떠오르겠죠?

어쨌든 이제는 어머니가 다시 병원에 입원하셔서
제가 그 옆에서 가슴졸이며 자는 일이 없기를 빕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게슴츠레, 거슴츠레, 가슴츠레 : 졸리거나 술에 취해서 눈이 정기가 풀리고 흐리멍덩하며 거의 감길 듯한 모양.

어슴푸레, 아슴푸레 : 빛이 약하거나 멀어서 조금 어둑하고 희미한 모양,
또렷하게 보이거나 들리지 아니하고 희미하고 흐릿한 모양,
기억이나 의식이 분명하지 못하고 조금 희미한 모양.

거슴푸레 :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그런 낱말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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