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터나다'는 움직씨(동사)로 "숨기어 묻혀 있던 일이 드러나다."는 뜻입니다.
일이란 부르터난 김에 해야지...처럼 씁니다.
'발쇠'는 이름씨(명사)로 "남의 비밀을 캐내어 다른 사람에게 넌지시 알려 주는 짓"을 뜻합니다.
그 사람은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발쇠나 일삼는 사람이라 믿을 수 없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편지 받고 좀 이상하지 않으셨나요?
바로 며칠 전에 읽었던 글이 또 있어서 놀라셨죠?
이참에 저도 고백 하나 할게요.
일이 부르터난 김에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저는 아침마다 편지를 써서 보내지만,
가끔은 일이 많아 아침에 편지를 쓸 틈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제가 그런 경우인데요.
일요일에 중학교 동창들을 농촌진흥청 운동장으로 불러놓고 저는 같이 놀지도 못했습니다.
국정감사 자료 준비 때문에 월요일 새벽 2시에 집에야 들어갔습니다.
잠시 눈 붙이고 아침에 일터에 나왔는데,
오자마자 일이 시작되어 편지를 쓸 틈이 없더군요.
오늘도 새벽에 들어갔다가 잠시 눈 붙이고 조금 전에 나왔습니다.
이렇게 편지 쓸 뜸이 없을 때를 대비해서 미리 편지를 써 놓은 게 몇 개 있습니다.
시간 날 때 써 놨다가
아침에 편지 쓸 틈이 없을 때 그 편지를 보내는 거죠.
근데
어제 아침은 너무 바빠서 예전에 보낸 편지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겁니다.
그래서 훈민정음 이야기가 또 간 겁니다. ^^*
이런 사실을 누군가 발쇠하여 부르터나기 전에 미리 말씀드리니 맘이 좀 편하네요.
그렇다고 제가 뭐 나쁜짓 한 것은 아니지만...^^*
내친김에 우리말 좀 알아볼게요.
'부르터나다'는 움직씨(동사)로 "숨기어 묻혀 있던 일이 드러나다."는 뜻입니다.
일이란 부르터난 김에 해야지...처럼 씁니다.
'발쇠'는 이름씨(명사)로 "남의 비밀을 캐내어 다른 사람에게 넌지시 알려 주는 짓"을 뜻합니다.
그 사람은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발쇠나 일삼는 사람이라 믿을 수 없다처럼 씁니다.
저는 오늘 아침,
제 비밀을 누군가 발쇠하여 (감추고 싶은 게) 부르터나기 전에 미리 자수한 겁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조금 전에 받은 편지 하나 소개할게요.
이런 편지가 있기에 아무리 바빠도 우리말 편지를 거를 수 없습니다.
편지를 보내신 분께 여쭤보지도 않고 그냥 보냅니다.
먼저 고마운 인사를 그리며,
내 소개를 좀 하리다.
나는 37년에 태어난 늙은이고,
캐나다 토론토에 ? 苡틸?
영어권에 살지만 한글에 더 마음을 쓰며 살아요.
님과 같이 한글을 가르치는 사람이 많아야 하는데,
벼를 보고 쌀나무라는 애들에게 영어를 못 가르처서
야단인 엄마들이 넘치는 세상이라... 마음이 아파요.
오늘 메일엔 "한 단어"란 말이 마음에 걸리네요.
그냥 "낱말"로 쓰면 더 좋을 것 같은데...
늙은이가 잔소리께나 한다고 생각이 들겠지만
많은 이가 배우고 있으니 선생님이 단 한 글자라도
틀리시면 안 됩니다. 우리 한글을 될수록 쓰도록 해 주세요.
자도 배우고 있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만큼
마음을 쏟고 있어요. 날마다 우리 선생님이 보내 주시는
메일을 기다리고 있고요.
뉴스를 보니 박철, 옥소리 부부 파경이라는 소식이 있네요.
안타까운 마음에 예전에 보낸 편지를 찾아 붙입니다.
[파경]
점심 먹고 들어와 인터넷 뉴스를 보니,
'이승환-채림 부부 파경'이라는 기사가 있네요.
제발 '이혼'이 아니라 '파경'이길 빌면서,
파경 이야기를 좀 드릴게요.
점심 먹고 나서 나른한 김에...
'파경(破鏡)'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1. 깨어진 거울.
2. 이지러진 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사이가 나빠서 부부가 헤어지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라고 나와있습니다.
'파경'이라는 낱말은 태평광기(太平廣記)에 나옵니다.
남북조시대 남조(南朝)의 마지막 왕조인 진이 망해갈 때,
태자사인(太子舍人)인 서덕언(徐德言)이 아내와 헤어지면서,
'전쟁중이라 나라가 망할 수도 있소. 이 나라가 망하면 얼굴이 빼어나고 재주가 좋은 당신을
적들이 그냥 두지 않고 높은 사람이 첩으로 데려갈 것이오.
만약을 위하여 이 거울을 쪼개어 반쪽을 주니,
소중히 간직하다가 당신이 살아 있으면 내년 정월 보름날 장안 시장에서 만납시다.
나도 살아 있다면 그날 반드시 시장으로 가겠소'라고 말합니다.
그 후, 두 사람은 깨어진 거울 반쪽씩을 품속 깊이 간직하고 헤어지죠.
전쟁 통에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 부부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입니다.
그 후,
진이 멸망하고 서덕언의 아내는 남편의 예상대로 수나라의 건국 공신인 월국공 양소(楊素)의 집으로 팔려갑니다.
한편, 남편은 겨우 몸만 살아남아 약속한 시간에 시장에 나갔습니다.
그곳에서 깨진 반쪽의 거울을 파는 한 사나이를 보고 자신의 아내가 살아있음을 알게 되죠.
아내가 보낸 그 사내에게 그 거울에 얽힌 사연을 얘기한 뒤,
자신이 가지고 있던 나머지 반쪽과 합친 다음
거울의 뒷면에 다음과 같이 시를 적어 그 사나이에게 돌려보냈습니다.
거울은 사람과 함께 갔으나 - 鏡與人俱去(경여인구거)
거울은 돌아오고 사람은 돌아오지 않네. - 鏡歸人不歸(경귀인불귀)
항아의 그림자는 다시없고 - 無復姮娥影(무부항아영)
밝은 달빛 만 헛되이 머무네. - 空留明月輝(공유명월휘)
이 거울을 받아든 서덕언의 아내는 그 이후 아무것도 먹지 않고 울기만 했습니다.
두 사람의 사랑에 감동한 양소는 그들을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하고 노자도 후히 주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죠?
이번에 '파경'을 맞았다는 채림 씨도,
아무쪼록 거울을 합치는 날이 빨리 오길 빕니다.
아래는 작년이던가... 심은하 씨가 결혼할 때 쓴 우리말편지를 덧붙입니다.
오후도 잘 보내세요.
많이 웃으시면 복이 많이 들어온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