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08] 우리말) 엉기다와 엉키다

조회 수 7274 추천 수 107 2008.01.08 09:19:09
엉기다는
"점성이 있는 액체나 가루 따위가 한 덩어리가 되면서 굳어지다."는 뜻입니다.
기름 덩어리가 물과 한데 뭉쳐져서 굳어진 거죠.

엉키다는
'엉클어지다'의 준말로
실이나 줄, 물건 따위가 한데 뒤섞여 어지러워지다는 뜻으로
엉클어진 실타래, 엉클어진 머리카락을 가다듬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큰불이 났군요.
잠깐의 실수로 40명이 넘는 생명을 빼앗아 버렸습니다.
요즘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달 전, 태안 앞바다에 배에서 기름이 흘러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 기름이 지금은 제주도까지 흘러갔다고 하네요.
기름 덩어리가 바다에 떠다니다가 그물이나 해초 따위에 달라붙어 덩어리가 되고,
그게 바다에 가라앉거나 밀려서 해안으로 오고...
언제까지 사람들이 자연을 멍들게 할건지... 걱정입니다.

오늘은 사람들의 부주의를 나무라며 엉기다와 엉키다를 알아보겠습니다.
엉기다와 엉키다는 소리는 비슷하지만 쓰임은 다릅니다.
엉기다는
"점성이 있는 액체나 가루 따위가 한 덩어리가 되면서 굳어지다."는 뜻입니다.
기름 덩어리가 물과 한데 뭉쳐져서 굳어진 거죠.

엉키다는
'엉클어지다'의 준말로
실이나 줄, 물건 따위가 한데 뒤섞여 어지러워지다는 뜻으로
엉클어진 실타래, 엉클어진 머리카락을 가다듬다처럼 씁니다.

사람의 실수로 바다에 기름이 새 나오고,
그 기름이 물과 엉겨붙어,
자연의 섭리가 엉키고 말았네요.
어쩌다... 쩝...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정안수/정한수]

며칠 전에 오랜만에 노래방에 갔습니다.
적당히 곡차 기운이 올라오니 저절로 흥이 나더군요.
저는 노래방에 가면 꼭 부르는 노래가
‘엽전 열닷 냥’과 ‘전선야곡’입니다.
요즘 신곡은 잘 몰라요.

전선야곡을 부를 때마다 생각하는 게 있습니다.
노랫말은 맞춤법이 틀리면 안 되는데….
많은 사람이 그대로 따라 하는데….
노사연이 부른,
만남에 나오는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도 그렇고...

전선야곡은,
6·25전쟁 당시 발표된 진중가요죠.
‘가랑잎이 휘날리는 전선의 달밤~~~’ 하고 시작하는 노래 있잖아요.
그 노래 2절에 보면,
‘정안수 떠놓고서 이 아들의 공 비는 어머님의 흰머리가 눈부시어 울었소 아 쓸어안고 싶었소’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전쟁에 나간 자식이 살아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겠죠.

여기서 ‘정안수’ 대신
‘정화수’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을...

옆에 국어사전 있으면
‘정안수’나 ‘정한수’를 찾아보세요.
모두 ‘정화수의 잘못’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조왕에게 가족들의 평안을 빌면서 정성을 들이거나, 약을 달이는 데 쓰기 위해
이른 새벽에 길은 우물물은
‘정안수’나 ‘정한수’가 아니라 ‘정화수(井華水)’입니다.

저에게 곧 중요한 일이 있는데,
어머니께 전화 드려 정화수 떠 놓고 빌어달라고 부탁해야겠네요.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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