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 '속긋'이라는 이름씨가 있습니다.
글씨나 그림 따위를 처음 배우는 이에게, 그 위에 덮어 쓰거나 그리며 익히도록, 가늘고 흐리게 그어 주는 선이나 획을 뜻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딸내미 이야기를 좀 해 볼게요. 개인 이야기 이지만...^^*
제 딸은 이제 겨우 50개월입니다. 겨우 만 사 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그런대도 저와 말동무 하며 잘 지냅니다. 제 수준이 고만고만하거든요. ^^*
지난 주말에 애가 갑자기 별을 그려달라고 하더군요.
하트모양이나 꽃 모양은 혼자서도 잘 그리는데,
별은 한 번에 그리기 어려웠나 봅니다.
제가 연필로 밑그림을 그려주고 그 위를 따라가면서 별을 그려보라고 했습니다.
몇 번 해 보더니 참 잘하더군요. 누굴 닮아서 그런지...^^*
우리말에 '속긋'이라는 이름씨가 있습니다.
글씨나 그림 따위를 처음 배우는 이에게, 그 위에 덮어쓰거나 그리며 익히도록, 가늘고 흐리게 그어 주는 선이나 획을 뜻합니다.
쉽게, 속에다 그어준다는 뜻으로 '속긋'입니다.
참 멋진 말이죠?
속긋을 그어 주다나 속긋을 넣다고 합니다.
저는 며칠 전에 딸내미에게 별 그리는 것을 가르쳐 주면서 속긋을 넣어주었습니다.
그 사진을 붙입니다. ^^*
글이나 그림에만 속긋이 있는 게 아니라,
삶에도 속긋이 있다고 봅니다.
제 삶이 애들에게 속긋을 넣어줄 수 있도록 바르게 살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현해탄을 건너다]
아침에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는데,
어떤 사기꾼이 사기를 치면서 하는 말이,
“그 감독 현해탄 건너서 일본에 가셨다”라고 말하더군요.
사기꾼이라서 그런지 말도 사기꾼답습니다.
흔히 일본을 대신하는 말로 ‘현해탄’이라는 낱말을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특히 썩어빠진 정치인들과 일부 방송에서 즐겨 쓰는 말로,
‘현해탄은 알고 있다’, ‘현해탄 격랑 예고’... 따위죠.
현해탄은,
우리나라 지명이 아닙니다.
일본에서 한자로 玄海灘이라고 쓰고,
‘겐가이나다’로 읽습니다.
그게 왜 현해탄이죠? ‘대한해협’이잖아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다닐 때 줄곧 ‘대한해협’이라고 배우지 않았나요?
나이 들어 머리에 뭔가 좀 든 것처럼 행세하려고 보니,
‘대한해협’이라고 하면 좀 초라하게 느껴지고,
‘현해탄’이라고 하면 좀 거들먹거릴 수 있어서 일까요?
대한해협을 현해탄이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 땅 독도(獨島)를 일본 한자표기를 빌려 죽도(竹島·다케시마)로 부르는 것과 같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독도’를 ‘죽도’라고 하는 한국 사람이 있으면
그놈이 제정신이겠어요?
대한해협도 마찬가집니다.
대한해협을 현해탄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모두 ‘덴깡’부리고 있는 겁니다.
‘덴깡’이 뭐라는 말씀은 드렸었죠?
일본 정치인들이 시도 때도 없이 지껄이는 망언에 혼자 열 받을 게 아니라,
내가 쓰고 있는 일본말과 일제 식민지 잔재부터 걷어낼 일입니다.
말 나온 김에 하나만 더 짚고 넘어갈게요.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일본에 간다는 말을,
“일본에 들어간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말은 일제 강점기 때 한국에 나와 있는 일본 사람이 자기 나라에 들어갈 때 하는 말입니다.
지금이 일제치하인가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일본사람이에요?
아니잖아요.
근데 왜 일본에 ‘들어가는’거죠?
그냥 일본에 간다고하면 되잖아요.
어쭙잖게 외국물 먹은 사람들이 문젭니다.
더 큰 문제는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이나 행동이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고...
배울수록 더 겸손해야 하는데...
아침부터 좀 격했네요.
오늘도 날씨가 참 좋네요.
점심 먹고 논에 물꼬나 보러 나가야겠습니다.
요즘같이 날씨가 맑고,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날은 물이 잘 마르거든요.
오늘도 좋은 생각 많이 하시고,
좋은 일 많이 생기시길 빕니다.
보태기)
‘현해탄’은 ‘대한해협 남쪽, 일본 후쿠오카 서북쪽의 바다’입니다.
부산과 일본 규슈사이를 대한해협이라 하고,
이 대한해협에 쓰시마 섬이 있는데, 쓰시마 섬과 규수 사이의 바다가 바로 ‘현해탄’입니다.
일본 국립공원 가운데 하나죠.
따라서, ‘현해탄’ 대신 ‘대한해협’을 쓰는 것도 옳은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현해탄이라는 낱말을 쓸 이유는 거의 없습니다.
일본 지리책을 쓴다면 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