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 '섟'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불끈 일어나는 감정"입니다.
곧, 열 받는 겁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정신 차리고 정부조직개편안을 다시 보니,
이게 보통 문제가 아니네요.
한 나라 백성의 건강과 국토환경 보전, 식량주권 확보를 위해 반드시 농업이 필요하거늘
수십 년 동안 개방정책으로 내리막길에 있는 농업에 소금을 뿌려 놨으니
농민의 삶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고, 몇 년 뒤 곧바로 백성의 삶으로 다가올텐데...
게다가 없어진 기관을 보니
농촌진흥청, 국립수산과학원, 국립산림과학원이네요.
이 기관의 사람 수가 3,000명이 넘습니다. 줄인 공무원의 반 가까이 됩니다.
1차 산업이고, 당장 경제성이 없어 보이는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군살'을 뺐네요.
지금이 아무리 산업사회고 정보사회라지만,
1차 산업과 연구기관을 없앤 사회가 얼마나 지탱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우리말에 '섟'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불끈 일어나는 감정"입니다.
곧, 열 받는 겁니다.
거니채지 못하고 멍하니 있다가,
일터가 없어지는 것이야 마뜩잖아도 어쩔 수 없다고 보지만,
한 나라의 기둥을 뽑아버리려는 아둔한 짓에 섟이 이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거니채다 : 어떤 일의 상황이나 분위기를 짐작하여 눈치를 채다.)
(마뜩잖다 : 마음에 마땅하지 아니하다.)
덴덕지근한 섟이 삭기에는 아직 이른가 봅니다.
(덴덕지근하다 : 매우 더러운 느낌이 있어 개운하지 못하다.)
1차 산업, 먹을거리를 무시하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그 피해는 고스란히 누구에게 가는지...
어지럽네요.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고소하고 담백하다]
어제는 저녁 늦게 아내와 함께 대형 시장에 가서 장을 좀 봤습니다.
저는 그런 시장에 가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공짜로 얻어먹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한 가게에 들렀더니,
아주머니가
“고소하고 담백한 OOO!”
“일단 드셔보세요~~~!”라면서 손님을 끌더군요.
고소하고 담백하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낱말인데,
흔히 그렇게 씁니다.
‘고소하다’는
“볶은 깨, 참기름 따위에서 나는 맛이나 냄새와 같다.”는 뜻입니다.
반면,
‘담백하다’는
“음식이 느끼하지 않고 맑다”
“밍밍하고 싱겁다”는 뜻입니다.
곧, 맹물에 조약돌을 끓인 게 담백한 것입니다.
이렇듯 맛도 없고 심심한 게 담백한 것이고,
참기름 냄새가 나는 게 고소한 것인데,
이걸 어떻게 같이 쓰죠?
별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도,
방송에서도 자주 나오고,
일반 사람도 자주 말합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오늘은 날씨가 너무 더워서,
밖에 나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밖에서 일하면 머리털이 다 빠질 것 같아서...
오늘도 즐겁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