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던'이고, 조건은 '-든'입니다.
사랑했던 사람, 먹었던 음식, 쓰던 연필처럼 쓰시고,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없다, 싫든 좋든 이 길로 간다, 노래를 부르든 춤을 추든...처럼 쓰시면 됩니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두 누나 식구와 함께 강원도에 놀러 갔다 왔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방송에서 듣거나 본 말이 별로 없네요. ^^*
토요일 오전 9:10, MBC,
"제가 중매를 서던가..."라고 말했고 자막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씨끝(어미) 던과 든을 많은 분이 헷갈리십니다.
가르기는 아주 쉽습니다.
과거는 '-던'이고, 조건은 '-든'입니다.
사랑했던 사람, 먹었던 음식, 쓰던 연필처럼 쓰시고,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없다, 싫든 좋든 이 길로 간다, 노래를 부르든 춤을 추든...처럼 쓰시면 됩니다.
토요일 오후 1:20, KBS 라디오,
"수순을 밟다."라고 했습니다.
"정하여진 기준에서 전후, 좌우, 상하 따위의 관계"를 수순이라고 하는데,
국립국어원에서 차례, 순서로 다듬었습니다. 절차라고 하셔도 됩니다.
일본에서는 손(手)을 て[데]라고 하고 順을 じゅん[]이라 읽습니다.
이를 합쳐 手順(てじゅん)이라 쓰고 [데]이라 읽습니다.
같은 방송에서 4분 뒤,
"애매모호하다"라고 했습니다.
'모호하다'나 '아리송하다' 또는 '뚜렷하지 않다'로 쓰시면 됩니다.
애매나 모호나 같은 뜻입니다. 굳이 두 낱말을 겹쳐 쓸 까닭이 없습니다.
비록 사전에는 '애매모호'하다가 올라 있을지라도...
이 낱말은 나중에 다시 좀 볼게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누가 내 아이를 나무래?]
화창한 월요일 아침입니다.
며칠 전에 회사 동료의 차를 누군가 날카로운 물건으로 심하게 긁어놨다네요.
아침에 출근길에 그런 차를 보면 얼마나 화나겠어요.
아마도 동네 꼬마들이 그런 것 같은데,
그런 애들은 부모가 제대로 꾸짖어서 어렸을 때 버릇을 잡아야 합니다.
뭐든지 내 새끼가 최고라는 생각 때문에,
“누가 감히 내 아이를 나무래?”라고 따지는 부모가 늘고,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나중에 사회에서 더 큰 사고를 치고...
상대방에게 질 줄 알고,
남에게 양보할 줄 알며,
남을 먼저 배려할 줄 아는 아이가
나중에 사회에서 제 구실을 하고, 작은 것 하나라도 베풀며 살 수 있을 겁니다.
앞에서,
“누가 감히 내 아이를 나무래?”라고 했는데요.
자주, 아니, 가끔 들으시는 말이죠?
말도 안 되는 소리일 뿐 아니라,
문법도 틀렸네요.
‘나무래?’가 아니라 ‘나무라?’입니다.
“잘못을 꾸짖어 알아듣도록 말하다.”는 뜻의 낱말은,
‘나무래다’가 아니라 ‘나무라다’거든요.
아이의 잘못을 호되게 나무라다/노인은 젊은이의 무례한 행동을 점잖게 나무랐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누가 감히 내 아이를 나무라?”라고 써야 합니다.
내 자식은, 내 새끼는 나무랄 데 없는 아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런 내 자식이,
일부러 남의 차에 흠집을 낼 수도 있습니다.
꾸중할 때는 따끔하게 꾸중하고,
나무랄 때는 호되게 나무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