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끼다시를 뭐라고 바꿔 부르면 좋을지 생각해 보셨나요?
저는 초다짐과 입맷상이 어떨까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출장 잘 다녀왔습니다.
이틀 만에 진주까지 다녀오기가 무척 벅차네요.
더군다나 교수님이나 업체 사장님까지 모신 채 뒷바라지를 하고 다니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오늘은 먹는 이야기 좀 해 볼게요.
출장 가서도 잘 먹었고,
어제저녁에도 잘 먹었고 오늘도 환송회가 있어 잘 먹을 것 같습니다. ^^*
어제저녁은 횟집에서 환송회를 했습니다.
횟집에 가면 회가 나오기 전에 나오는 가벼운 안주가 있죠?
그걸 흔히 쯔끼다시라고 하죠?
그게 일본말이라는 것은 다 아실 겁니다.
일본요리에서 본 안주가 나오기 전에 처음에 내 놓은 가벼운 안주를 つきだし[쯔끼다시]라고 한다네요.
그게 일본말이면 되도록 우리말로 바꿔 쓰는 게 낫겠죠?
요지를 안 쓰고 이쑤시개라 쓰고,
와리바시라 안 쓰고 나무젓가락이라 쓰면 훨씬 좋잖아요.
쯔끼다시를 뭐라고 바꿔 부르면 좋을지 생각해 보셨나요?
저는 초다짐과 입맷상이 어떨까 싶습니다.
'초다짐'은 "정식으로 식사하기 전에 요기나 입가심으로 음식을 조금 먹음. 또는 그 음식."을 뜻합니다.
'입맷상'은 "잔치 같은 때에 큰상을 차리기 전에 먼저 간단하게 차려 대접하는 음식상"을 뜻합니다.
쯔끼다시가 큰 회가 들어오기 전에 오징어 같은 작은 횟감이 먼저 들어와
손님들의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것이니 초다짐이나 입맷상이면 '쯔끼다시'를 갈음할 수 있을 겁니다.
'볼가심'이라는 낱말도 있으나
볼의 안쪽, 곧 입속을 겨우 가시는 정도라는 뜻으로,
아주 적은 양의 음식으로 시장기를 면하는 일이므로 쯔끼다시 뜻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 싶습니다.
오늘 저녁은 고깃집에서 환송회를 하기로 해서 초다짐과 입맷상을 쓸 기회가 없겠네요.
말은 자주 써야 입에 익는데...^^*
언제 횟집에 가시면 입맷상과 초다짐을 꼭 한번 써 보세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을씨년스럽다]
오늘은 날씨가 참 을씨년스럽네요.
“날씨나 분위기 따위가 몹시 스산하고 쓸쓸한 데가 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낱말이,
‘을시년스럽다’인데요.
오늘은 그 낱말의 유래를 말씀드릴게요.
이 말은,
1905년 을사년에서 나온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외교권을 일본에 빼앗긴 을사늑약을 맺은 해가 바로 1905년이죠.
우리나라의 외교 사무 일체를 일본 외무성이 관리할 것 등의 다섯 조문으로 되어 있는 을사늑약...
형식적으로는 1910년에 경술국치를 당하여 우리나라가 일본에 병합되었지만
실제로는 이미 을사늑약을 맺은 뒤부터
우리나라가 일본의 속국으로 된 것입니다.
당연히, 온 나라가 침통하고 비통한 슬픔에 휩싸였겠죠.
1905년, 을사년은 지금까지도 우리에게는 가장 치욕스러운 해죠.
그날 이후로 몹시 쓸쓸하고 어수선한 날을 맞으면
그 분위기가 마치 을사년과 같다고 해서 ‘을사년스럽다’는 말을 쓰게 된겁니다.
그 후로 ‘을사년스럽다’가 변해서 ‘을씨년스럽다’가 됐죠.
오늘 날씨가 눈이 오려는지 비가 오려는지 조금 을씨년스럽지 않아요?
보태기)
을사조약과 을사늑약은 다릅니다.
‘조약(條約)’은
“국가 간의 권리와 의무를 국가 간의 합의에 따라 법적 구속을 받도록 규정하는 행위. 또는 그런 조문”을 말합니다.
종류는 협약, 협정, 규약, 선언, 각서, 통첩, 의정서 따위가 있죠.
조약을 비준하다/조약을 체결하다/조약을 파기하다/두 나라가 조약을 맺다처럼 씁니다.
늑약(勒約)은
“억지로 맺은 조약”을 말합니다.
1905년 을사년에
우리나라와 일본이 국가 간 합의에 따라 어떤 약속을 한 것이 아니잖아요.
일방적으로 당한것이잖아요.
당연히 ‘을사조약’이 아니라 ‘을사늑약’입니다.
‘종군위안부’도 마찬가집니다.
“전쟁 시에 군인들을 성적으로 위로하기 위하여 종군하는 여자”를 말하는데,
우리가 나서서 일본군을 ‘성적으로 위로’하기 위하여 따라 간 게 아니잖아요.
억지로 끌려간 것이잖아요.
‘일본군위안부’라고 해야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