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30] 우리말) 엉터리 자막 몇 개

조회 수 6970 추천 수 102 2008.06.30 09:00:28
어떤 한 가지 일에 몹시 열중하는 사람 또는 그런 일은 마니아(mania)인데,
'메니아'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5분 뒤 '6. 13'이라고 나왔습니다. 월 다음에 점을 찍듯이 일 다음에도 점을 찍어 '6. 13.'이라고 해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오늘은 오랜만에 텔레비전에서 본 엉터리 말 몇 개 알아볼게요.

6월 26일(금) 밤 11:20, MBC
다르다와 틀리다를 가르지 못한 채 썼습니다.
같은 방송 11:33,
1Kg이라고 나왔습니다. 무게 단위는 KG이나 Kg가 아니라 kg입니다.

토요일, SBS, 오전 9:37
반죽이나 밥, 떡 따위가 끈기가 많다는 뜻을 이야기하면서
'차지다'고 해야 할 것을 '찰지다'고 했습니다.

일요일, KBS2, 저녁 6:24,
'트롯'이라고 했습니다.
대중가요의 하나인 성인가요는 트롯이 아니라 트로트입니다.

일요일 저녁 6:34, KBS2,
어떤 한 가지 일에 몹시 열중하는 사람 또는 그런 일은 마니아(mania)인데,
'메니아'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5분 뒤 '6. 13'이라고 나왔습니다. 월 다음에 점을 찍듯이 일 다음에도 점을 찍어 '6. 13.'이라고 해야 합니다.

일요일 저녁 MBC, 6:57,
'안절부절 하는...'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다고 할 때는 '안절부절못하다'고 해야 합니다.

일요일 저녁 KBS, 7:44,
'가방을 매다'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어깨에 걸치거나 올려놓다는 뜻의 낱말은 '매다'가 아니라 '메다'입니다.

일요일 저녁 KBS, 7:52
정답을 맞추고...라고 했습니다.
그것도 고등학생들이 주로 보는 도전골든벨에서...
입은 맞추는 것이고, 정답은 맞히는 것입니다.

주말에 애들과 놀다 잠시 텔레비전을 봤는데도 이렇습니다.
도대체 어디에 정신을 팔고 방송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텔레비전 보는 사람을 만만하게 보는 게 아니라면 이렇게 엉터리 자막을 내 보내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죄와 벌]

머리가 어지럽네요.
과학을 한답시고, 기술자랍시고, 연구자랍시고,
논문이 조작이다 아니다, 줄기세포가 있다 없다는 것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네요.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는 것 같은데,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크나큰 죄를 짓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당연히 모든 진실이 밝혀지면 벌을 받아야 할 것이고...

죄와 벌...
오늘은 죄와 벌 이야기 좀 할게요.

흔히,
“너 그러면 죄 받는다.”라는 말을 하는데요.
이 말은 ‘죄’와 ‘벌’을 구별하지 못하고 쓰는 것입니다.

‘죄(罪)’는
“양심이나 도리에 벗어난 행위”로,
죄를 범하다/죄를 저지르다/죄를 짓다/죄가 많다처럼 씁니다.

‘벌(罰)’은
“잘못하거나 죄를 지은 사람에게 주는 고통”으로,
엄한 벌/벌을 내리다/벌을 받다/벌을 주다/벌이 무겁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너 그러면 죄 받는다.”라는 말은,
“너 그러면(그런 죄를 지으면) 벌 받는다”라고 해야 맞습니다.

죄는 짓고, 벌은 받는 겁니다.
당연히, 죄를 짓지 않으면 벌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것이고...

이번 일이 꿈이라면 좋겠습니다.
방송이 미쳐서 엉뚱한 드라마 하나 만든 거라면 좋겠습니다.
신문이 돌아서 창작소설을 발표한 것이라면 좋겠습니다.
인터넷이 어딘가에 잘못 연결되어 혼자 날뛰는 것이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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