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17] 우리말) 땅보탬

조회 수 6991 추천 수 187 2008.12.17 09:05:06
우리말에 '땅보탬'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죽어서 땅에 묻힘을 이르는 말입니다.
어찌 보면 죽음마저도 자연과 하나 되는 것으로 보는 우리 조상의 생각이 담긴 멋진 말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편지가 돌아온 게 또 있네요.
中浙江省市端...
Little Texas In. Apt 000 Austin

둘 다 국제우편이네요.
이렇게 우편물이 돌아오면 돈 낭비이기도 하지만 저도 힘이 빠집니다.
국내우편도 가끔 되돌아옵니다.
이왕이면 주소를 정확히 써 주시고,
우편번호까지 써 주시면 이런 일이 없을텐데...
주소 쓰는 연습을 해 보시라고 내일 아침에 문제를 내겠습니다. ^^*


지난 주말에 어머니가 올라오셨습니다.
오랜만에 오셨는데,
누나 집에서 하루, 저희 집에서 딱 이틀 주무시고 어제 아침에 해남으로 가셨습니다.
손자 재롱 보시면서 좀더 계시라고 해도 막무가내십니다.
제가 불편하게 해 드린 것 같지도 않은데, 그저 가시겠답니다.

"내가 땅보탬하기 전에는 내 힘으로 고향을 지키겠다"라는 게 어머니 뜻입니다.
뭐라 말릴 수 없네요.
그저 제가 자주 찾아뵙는 거 밖에는...

우리말에 '땅보탬'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죽어서 땅에 묻힘을 이르는 말입니다.
어찌 보면 죽음마저도 자연과 하나 되는 것으로 보는 우리 조상의 생각이 담긴 멋진 말 같습니다.

꼭 땅에 직접 묻는 것만 땅보탬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화장하는 것도 넓은 뜻으로 보면 땡보탬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니 이 또한 땅보탬이죠.

저도 땅보탬하기 전에 열심히 살고, 열심히 나누고, 열심히 사랑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스위스 넘어 16강으로...]

내일 새벽이죠?
우리가 열심히 응원해서,
스위스를 넘어 16강으로 가야죠?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이 스위스를 꺾고 16강에 안착하길 빌며,
오늘도 월드컵 기념 우리말편지를 보내드립니다.

'스위스를 넘어 16강으로...'할 때,
'넘어'가 맞을까요, '너머'가 맞을까요?

'너머'와 '넘어'는 발음이 같고 뜻도 비슷해 헷갈릴 수 있는데요.
간단히 가르는 방법이 있습니다.

'넘어'는 '넘다'라는 동사에서 온 것입니다.
일정한 수치에서 벗어나 지나다, 높은 부분의 위를 지나가다,
경계를 건너 지나다, 일정한 기준, 정도 따위를 벗어나 지나다는 뜻이 있죠.
적군은 천 명이 훨씬 넘었다, 산을 넘다, 그의 노래 실력은 아마추어 수준을 넘지 못한다처럼 씁니다.

그러나
'너머'는,
"높이나 경계로 가로막은 사물의 저쪽. 또는 그 공간."을 뜻하는 명사로,
공간적인 위치를 나타냅니다.
고개 너머, 산 너머처럼 쓰이죠.

정리하면,
'넘어'는 '넘다'라는 동사의 '-아/어'형 어미가 연결된 것으로 품사는 동사이고,
'너머'는 명사로 공간적인 위치를 나타냅니다.

우리는 스위스를 넘어 16강으로 갑니다.

대~한민국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401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684
656 [2008/12/31] 우리말) 중동무이 id: moneyplan 2008-12-31 7419
655 [2008/12/30] 우리말) 보다 빠르게... id: moneyplan 2008-12-30 8040
654 [2008/12/29] 우리말) 광명역 주차장에... id: moneyplan 2008-12-29 4934
653 [2008/12/28] 우리말)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id: moneyplan 2008-12-29 9199
652 [2008/12/26] 우리말) 흥청거리다와 흔전거리다 id: moneyplan 2008-12-26 6777
651 [2008/12/24] 우리말) 내년과 이듬해 id: moneyplan 2008-12-24 6848
650 [2008/12/23] 우리말) 호질기의(護疾忌醫) id: moneyplan 2008-12-23 6476
649 [2008/12/22] 우리말) 마음고름 id: moneyplan 2008-12-22 6214
648 [2008/12/20] 우리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저와 사진을 찍어주셔야 합니다. ^^* id: moneyplan 2008-12-22 6247
647 [2008/12/19] 우리말) 억장이 무너지다 id: moneyplan 2008-12-19 6835
646 [2008/12/18]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12-18 4625
» [2008/12/17] 우리말) 땅보탬 id: moneyplan 2008-12-17 6991
644 [2008/12/16] 우리말) 부룩이 뭔지 아세요? id: moneyplan 2008-12-16 5800
643 [2008/12/15] 우리말) 개발과 계발 id: moneyplan 2008-12-15 6733
642 [2008/12/13] 우리말) 제가 누구냐고요? id: moneyplan 2008-12-13 10781
641 [2008/12/12] 우리말) 거북하다와 보깨다 id: moneyplan 2008-12-12 6824
640 [2008/12/11] 우리말) 밥맛없다와 밥맛 없다 id: moneyplan 2008-12-11 6765
639 [2008/12/10] 우리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나, 새우 싸움에 고래 등 터지나? id: moneyplan 2008-12-10 10352
638 [2008/12/09] 우리말) 잔불과 뒷불 id: moneyplan 2008-12-09 5515
637 [2008/12/08] 우리말) 숫눈 id: moneyplan 2008-12-08 115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