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말하는 해를 기준으로 그다음에 오는 해를 가리키고,
'이듬해'는 과거나 미래의 어느 해를 기준으로 해서 그다음에 오는 해를 뜻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이 성탄절 하루 전입니다. 저는 성탄절만 되면 그 해가 다 간 것처럼 느낍니다.
한 해 한 해 가는 게 왜 이리 두려운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해 놓은 게 없고 이룬 일이 없어서 그러겠죠.
가진 것도 없고, 해 놓은 일도 없고, 거기에 실력까지 없으니 두렵고 겁나는 게 당연한지도 모릅니다.
올 초에 이런 저런 일을 해 보겠다고 다짐한 게 많았는데 지금 보면 이룬 것은 없고...
이러면서 또 내년을 기약해야겠죠?
오늘은 '내년'과 '이듬해'를 알아볼게요.
내년은 다가올 해로 "올해의 바로 다음해"를 뜻합니다.
이듬해는 "바로 다음의 해"라는 뜻입니다.
뜻이 같나요?
실은 조금 다릅니다.
'내년'은 말하는 해를 기준으로 그다음에 오는 해를 가리키고,
'이듬해'는 과거나 미래의 어느 해를 기준으로 해서 그다음에 오는 해를 뜻합니다.
따라서,
이듬해는 말하는 사람이 있는 해를 기준으로 그다음에 오는 해를 가리킬 수 없다는 것이 '내년'과 다릅니다.
보기를 들어보면,
홍길동은 1998년에 결혼했고 그 '이듬해'에 아이를 얻었다처럼 쓰고,
늦어도 '내년' 안으로는 도로가 뚫릴 것이다처럼 씁니다.
내일과 이튿날도 내년/이듬해와 같습니다.
내일은 오늘을 기준으로 다음날이고,
이튿날은 과거나 미래 어느 날을 기준으로 다음날입니다.
어찌 보면,
올해 못 한 일은 내년에 하면 되고,
그 해 못한 일은 이듬해에 하면 되니 딱히 조급하게 살 일도 아니지 싶지만...
그래도 가는 세월은 무섭네요. ^^*
가는 해를 아쉬워하며 오늘 저녁에는 존경하는 선배님 식구를 집에 모셔 함께할 생각입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안간힘의 발음]
안녕하세요.
제게는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아직 돌도 안 된 녀석입니다.
요즘 한창 걷기 연습 중인데요.
한 발이라도 더 디뎌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습니다.
아들 생각하면서 오늘 우리말편지를 쓰겠습니다.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 몹시 애쓰는 힘"을 '안간힘'이라고 합니다.
설마 이걸 모르시는 분은 안 계시겠죠?
아래 글을 소리 내서 읽어보세요.
'안간힘을 쓰는 아들'
아마, 대부분,
[안간힘]이라고 발음하셨을 텐데요.
쓰기는 '안간힘'이지만,
읽기는 [안깐힘]으로 읽으셔야 합니다.
한 발 떼고 버티고,
또 한 발 떼고 버티고...
[안깐힘]을 다하는 아들 모습이 참 귀엽고 예쁩니다.
그동안 딸내미 이야기만 했죠?
오늘 처음으로 아들 이야기를 한 까닭은?
바로 오늘이 제 아들 돌입니다.
돌잔치도 못하고 특별한 선물도 못했습니다.
건강하게 잘 자라도록 빌어주세요.
앞으로는 아들 이야기도 가끔 보내드릴게요.
보태기)
어제 편지를 보시고 한 분이 답장을 주셨습니다.
한 말씀 드리고 싶어 적습니다.
안간힘을 [안간힘]이라 읽지 않고 [안깐힘]으로 읽어야 하는 까닭을 밝히지 않으셨더군요.
그 까닭은, 안간힘이 '안'과 '간힘'이 합해진 낱말이기 때문이지요.
여기서 '간힘'이란, 내쉬는 숨을 억지로 참으면서 고통을 이기려고 애쓰는 힘을 말하지요.
'안간힘'에서 '안'은 '마음속'이나 '몸속'을 뜻하고,
'간힘'의 뜻을 더욱 뚜렷하게 하려고 덧붙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