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13]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조회 수 6262 추천 수 93 2009.01.13 19:18:34
가끔은, 요즘처럼 바람이 세게 부는 날에 보면,
하늘에 새가 떠 있는데 날갯짓을 전혀 하지 않고 불어오는 바람에 날개 방향만 바꿔가면서 하늘에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처럼 새가 바람을 타고 놀며 날갯짓을 전혀 하지 않는 바로 그 날개를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시는 겁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맞서 칼로 뭔가를 가르듯, 날개로 바람을 가른다고 해서 붙여진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편지에서 엉터리 월이 있었네요.
'9시에 산천에 잡는데 가지 온도가 영하 15도 이더군요.'라는 말도 안 되는 월입니다.
'9시에 화천에 갔는데 현지 온도가 영하 15도이더군요.'라는 것을 쓰고 싶었던 겁니다.
편지를 쓰고 꼭 읽어보는데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하네요.
죄송합니다.

약속대로 오늘 문제를 내겠습니다.
요즘은 바람이 불어서 날씨가 더 추운가 봅니다.
칼바람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몹시 매섭고 독한 바람."이라는 뜻과 "아주 혹독한 박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쓰입니다.
섣달 그믐께나 강을 훑고 올라온 칼바람이 살점을 도려내는 듯 아렸다처럼 씁니다.

바람은
"기압의 변화 또는 사람이나 기계에 의하여 일어나는 공기의 움직임"입니다.
남녀 관계로 생기는 들뜬 마음이나 행동도 바람이기는 하지만 여기서는 공기 움직임만 이야기하겠습니다.

하늘에 새가 날아갈 때 줄지어 날아가는 게 보이죠?
이렇게 새가 V자형으로 날아가는 이유는 에너지를 최소화하여 오래 날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새가 날 때, 새는 날갯짓으로 공기를 아래로 밀어내고, 공기는 새를 위로 밀어올리죠.
동시에 아래로 움직이는 공기는 바로 밑의 다른 공기와 부딪치면서 위쪽으로 소용돌이치게 되는데,
이때 위쪽으로 소용돌이치는 공기가 상승기류를 만들어내고 이를 뒤따라오는 새가 써먹는 거죠.

가끔은, 요즘처럼 바람이 세게 부는 날에 보면,
하늘에 새가 떠 있는데 날갯짓을 전혀 하지 않고 불어오는 바람에 날개 방향만 바꿔가면서 하늘에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처럼 새가 바람을 타고 놀며 날갯짓을 전혀 하지 않는 바로 그 날개를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시는 겁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맞서 칼로 뭔가를 가르듯, 날개로 바람을 가른다고 해서 붙여진 말입니다.

오늘 문제는 좀 어려운가요?
오늘 편지 여기저기서 뚱겨드렸으니 답을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문제를 내면
어떤 분은 귀찮게 사전찾아보게 만든다고 꾸중을 하시기도 하지만,
이런 기회에 사전 한 번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이런 문제를 가끔 드립니다.

바람을 칼로 가르듯...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보신탕 ==>> 개장국]

점심 맛있게 드셨나요?

초복인 오늘,
사람을 위해서,
아니 사람 때문에,
얼마나 많은 멍멍이가 사라졌을까요?
인간 때문에 사라져간 멍멍이를 생각하면서 글을 씁니다.

사전에서 보신탕을 찾아보면,
"허약한 몸에 영양을 보충해 주는 국이라는 뜻으로, '개장국'을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다시 '개장국'을 찾아보면,
"개고기를 여러 가지 양념, 채소와 함께 고아 끓인 국"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삼복에 몸보신용으로 먹는 것은 '개장국'입니다.
요즘은 주로 보신탕이라고 하지만,
본래는 개장국입니다.

보신탕이라는 말은,
아마도 장사꾼들이 補身湯으로 지은 게 아닌가 라는 사람도 있고,
한방에서 쓰는 낱말이라는 사람도 있고...

이 보신탕이라는 이름은,
88올림픽 때 잠시 다른 이름으로 바뀌게 됩니다.
외국의 동물 애호가들이 인간의 친구인 개를 먹는 것은 야만 행위라고 트집을 잡고 나서자,
정부에서 보신탕을 혐오 식품이라면서,
큰길가에 있던 보신탕집을 단속하고,
보신탕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죠.
그때 상인들이 억지로 만들어낸 말이
'영양탕'과 '사철탕'입니다.
'영양탕'은 영양이 많거나 좋다는 뜻이고,
'사철탕'은 몸에 좋은 이런 식품을 여름에만 먹지 말고 사시사철 일년내내 먹자는 뜻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상인들이 만들어낸 말이죠.
거기에 한 술 더 떠 ‘보양탕’이라고까지 합니다.

그러나
개장국, 보신탕만 국어사전에 올라 있고,
사철탕, 보양탕, 영양탕은 사전에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점잖지 못한 그런 말은 없어지는 게 맞죠.

재밌는 것은,
'개장국'의 낱말 뜻입니다.
개장국에서 '개'와 '국'은 한글이고 '장'은 한자인데,
된장 장(醬) 자를 씁니다.
따라서,
'개장국'은,
개에다 된장을 발라 국을 끓였다는 말이 되겠죠.
좀 거시기 하긴 하지만,
그래도 딱 어울리는 말 아닌가요?

보태기)
1.
오늘 편지는,
개장국을 많이 먹자거나,
아니면 개장국을 먹지 말자거나 하는 뜻으로 보내드리는 게 아닙니다.
다만,
그 이름을 두고,
어떻게 생기게 되었고, 어떤 뜻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 것뿐입니다.

2.
참고로,
저는 개장국을 먹지 않습니다.
먹어본 적도 없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먹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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