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06] 우리말) 쌈빡하다와 삼박하다

조회 수 9084 추천 수 99 2009.02.06 09:43:21
삼박은 싹둑보다 쓰임이 많지는 않지만,
삼박, 쌈박, 삼빡, 쌈빡처럼 변화는 더 많습니다.
삼박, 쌈박, 삼빡, 쌈빡 모두 표준말입니다.

삼박보다 센 느낌이 삼빡이나, 쌈박이고,
그보다 더 센 느낌이 쌈빡입니다.


안녕하세요.

벌써 금요일입니다.
오늘 하루만 쌈빡하게 일하면 내일부터 이틀은 좀 한가하게 보낼 수 있네요.
저는 내일 새벽에 평창에 놀러 갈 생각입니다.
평창 겨울 축제에 가면 애들과 신나게 놀 수 있다고 해서 같이 가볼 생각입니다.

흔히,
뭔가 시원하게 끝내는 것을 두고 '삼빡하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쌈박하다'고 하고, 다른 분은 쌈빡하다고도 합니다.
삼박, 삼빡, 쌈박, 쌈빡... 이 가운데 어떤 게 맞을까요?

'삼박'은
작고 연한 물건이 잘 드는 칼에 쉽게 베어지는 소리 또는 그 모양에서 왔습니다.
'싹둑'과 비슷한 뜻이죠.

'싹둑'은 '삭둑'의 센소리입니다.
그러나 싹뚝이나 삭뚝이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삼박은 싹둑보다 쓰임이 많지는 않지만,
삼박, 쌈박, 삼빡, 쌈빡처럼 변화는 더 많습니다.
삼박, 쌈박, 삼빡, 쌈빡 모두 표준말입니다.

삼박보다 센 느낌이 삼빡이나, 쌈박이고,
그보다 더 센 느낌이 쌈빡입니다.

삼빡이나 쌈빡 느낌이 좀 오색하면,
시원하게나 산뜻하게, 깔끔하게로 바꾸서 쓰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저는 오늘 일을 삼박하게 끝내고,
내일은 애들과 함께 쌈빡하게 놀다 오겠습니다.

다시,
저는 오늘 일을 깔끔하게 끝내고,
내일은 산뜻한 기분으로 애들과 잘 놀다 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연루보다는 관련이, 관련보다는 버물다가 낫습니다]

어제 대법원장이
최근 몇몇 판사 등이 법조 비리와 연루된 점을 국민에게 사과했네요.
우리들의 마지막 자존심인 대법원장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오늘은 '연루'를 알아보겠습니다.

연루(連累/緣累)는,
'남이 저지른 범죄에 연관됨'이라는 뜻인데,
국립국어원에서 '관련'으로 다음은 말입니다.
'연루'는 일본말(連累, れんるい[렝로이])에서 온 말이거든요.

국가기관인 국립국어원에서 국민이 낸 세금으로 연구해서
이런 낱말은 일본말이니 쓰지 말자고 권하는 낱말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 낱말은 언론에서 나서서 쓰지 않도록 부추기고,
언론부터 앞장서야 합니다.

오늘은 두 가지를 짚어보죠.
첫째,
국립국어원에서 순화용어를 만드는 것은 참 잘하는 일입니다.
그 순화용어를 만들 때 될 수 있으면 우리말을 쓰면 어떨까요?
'연루'를 다듬는답시고 '관련(關聯/關連)'으로 바꾸지 말고,
'못된 일이나 범죄에 관계하다'는 뜻의 순 우리말인
'버물다'를 권하면 어떨까요?
그게 더 낫지 않나요?
순 우리말이 있는데 그걸 두고 한자 '관련'을 쓸 까닭이 뭘까요?
'버물다'가 버젓이 우리 사전에 올라있는데...

둘째,
앞에서 말한 대로
우리말을 다듬는 일은 언론에서 나서야 합니다.
언론의 힘을 언론이 잘 알고 있잖아요.
언론이 사회의 어두운 곳, 더럽고 썩은 곳만을 찾아 조지는 데 열을 올리지 말고,
일본말을 우리말로 바꾸는 데도 힘을 써야 합니다.
'비리에 연루된 판사'가 아니라
'비리에 버물린 판사'라고 내 보내는 언론사가 단 하나만이라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왜 우리 옆에는 그런 언론이 없죠?
제 눈이 이상해서 저만 그런 글귀를 못 보나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401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691
696 [2009/02/27] 우리말) 일자리 나누기와 잡 셰어링 id: moneyplan 2009-02-27 4933
695 [2009/02/26] 우리말) 대로와 데로 id: moneyplan 2009-02-26 6809
694 [2009/02/25] 우리말) 점심과 식사 id: moneyplan 2009-02-25 4443
693 [2009/02/24] 우리말) 먼지잼 id: moneyplan 2009-02-24 9938
692 [2009/02/23] 우리말) 모람과 회원 id: moneyplan 2009-02-23 5785
691 [2009/02/20] 우리말) 계란말이/달걀말이/두루마리 id: moneyplan 2009-02-20 6785
690 [2009/02/19] 우리말) 오지다 id: moneyplan 2009-02-19 6723
689 [2009/02/18] 우리말) 바라건대/바라건데 id: moneyplan 2009-02-18 5320
688 [2009/02/17] 우리말) 큰 별이 지셨네요 id: moneyplan 2009-02-17 10304
687 [2009/02/16] 우리말) 나름대로... id: moneyplan 2009-02-16 8236
686 [2009/02/13] 우리말) 오늘도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9-02-13 5778
685 [2009/02/12]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9-02-12 4132
684 [2009/02/11] 우리말) 두껍다와 얇다 id: moneyplan 2009-02-12 5815
683 [2009/02/09] 우리말) 쥐꼬리와 쥐 꼬리 id: moneyplan 2009-02-10 6385
682 [2009/02/08] 우리말) 월파와 달물결 id: moneyplan 2009-02-09 7220
» [2009/02/06] 우리말) 쌈빡하다와 삼박하다 id: moneyplan 2009-02-06 9084
680 [2009/02/05] 우리말) 야멸치다와 야멸차다 id: moneyplan 2009-02-05 6690
679 [2009/02/04] 우리말) 웨하스와 웨이퍼 id: moneyplan 2009-02-04 4852
678 [2009/02/03] 우리말) 해사하다 id: moneyplan 2009-02-03 5800
677 [2009/02/02] 우리말) 개차반 id: moneyplan 2009-02-02 8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