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29] 우리말) 감기다

조회 수 5762 추천 수 102 2009.07.29 11:47:57
어제저녁에 먹은 음식이 혀에 착착 '감기는' 바람에
배불리 먹었더니 음식에 '감기어서' 움직이기 거북하네요. ^^*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가 보통이 아니겠네요. 무척 더울 것 같습니다.

어제 제 일터에서 큰 행사가 있었습니다.
아침에 그분들 해장국까지 챙겨 드리고 나니 지금 이 시간이네요.

어제저녁에 손님들과 같이 저녁을 먹었는데, 음식이 맛있어 너무 많이 먹었나 봅니다. 지금까지 배가 부르네요. ^^*
우리말에 '감기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먼저 다 아시는 '감다'의 피동사로
줄에 발이 감겨 넘어질 뻔했다처럼 쓰죠.

그 뜻 말고도,
옷 따위가 몸을 친친 감듯 달라붙다,
음식 따위가 감칠맛이 있게 착착 달라붙다,
사람이나 동물이 달라붙어서 떠나지 아니하다,
음식을 너무 먹어 몸을 가누지 못하다
는 뜻도 있습니다.

어제저녁에 먹은 음식이 혀에 착착 '감기는' 바람에
배불리 먹었더니 음식에 '감기어서' 움직이기 거북하네요.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푹 고은 게 아니라 푹 곤]

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좋네요.
기분 좋은 토요일 아침입니다.

아침에 텔레비전을 보는데 제 병이 또 도지네요.
8:19 SBS에서 일본사람이 하는 말을 번역해서 자막으로 보내면서 '맛있는 것 같아요'라고 했습니다.
제가 듣기에는 일본말로 'おいしいです'라고 했는데 왜 '맛있어요'라고 하지 않고 '맛있는 것 같아요'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같아요'는 뭔가를 추측할 때 하는 말이지, 자기의 느낌이나 감정을 이야기할 때 하는 말이 아닙니다.
맛있으면 맛있는 거지 맛있는 거 같아요가 뭔가요?

8:25 MBC에서 '푹 고은 장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고기나 뼈 따위를 무르거나 진액이 빠지도록 끓는 물에 푹 삶다."는 뜻의 낱말은 '고다'이고,
이의 관형형이 '고은'이 아니라 '곤'입니다.
'푹 곤 장어'라고 해야 맞습니다.

곧이어,
'장어 지리'가 나왔습니다.
세상에...
아직도 지리라는 낱말을 쓰나요?
ちり는 일본  냄비 요리의 하나입니다.
생선·두부·채소 따위를 냄비에 끓여서 초간장에 찍어 먹는다고 하네요.
이 낱말은 양념하지 않은 채로 끓였다는 뜻으로 국립국어원에서'백숙'으로 다듬었습니다.
그러나 좀 어색하죠?
그래서 어떤 분은 매운탕과 상대되는 뜻으로 맑은탕이나 싱건탕을 쓰자고 말씀하셨습니다.
백숙, 맑은탕, 싱건탕... 뭘 쓰든 지리보다는 낫습니다.
방송이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리고 있으니 여기저기서 욕을 듣죠.

저도 문제입니다.
남들 잘못은 이렇게 꼬집으면서 막상 제가 틀릴 때도 잦습니다.
어제, 그제 내드린 문제의 답을 말씀드리면서
'구죽'이 답인데 '구적'이라고 편지에 썼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우리말편지에서 가끔, 아니 자주 실수하고요. ^^*

그제도 말씀드렸지만,
한번 틀리면 며칠 그 실수가 이어지던데...걱정입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380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452
816 [2009/08/24] 우리말) 잊다와 잊히다 id: moneyplan 2009-08-24 5472
815 [2009/08/21] 우리말) 어연번듯하다 id: moneyplan 2009-08-21 7297
814 [2009/08/20] 우리말) 깨단하다 id: moneyplan 2009-08-21 6116
813 [2009/08/19] 우리말) 마음눈과 마음자리 id: moneyplan 2009-08-19 4778
812 [2009/08/18] 우리말) 유신랑과 유신낭 id: moneyplan 2009-08-18 6536
811 [2009/08/17] 우리말) 물때와 통행시간 id: moneyplan 2009-08-17 5761
810 [2009/08/15] 우리말) 광복절 맞아 김영조 소장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id: moneyplan 2009-08-17 5543
809 [2009/08/14] 우리말) 불임과 난임 id: moneyplan 2009-08-14 5784
808 [2009/08/13] 우리말) 어제 받은 댓글 id: moneyplan 2009-08-14 5551
807 [2009/08/12] 우리말) laon id: moneyplan 2009-08-14 7170
806 [2009/08/11] 우리말) 올림, 드림, 배상 id: moneyplan 2009-08-14 9436
805 [2009/08/10] 우리말) 틀린 말 몇 개 id: moneyplan 2009-08-14 4672
804 [2009/08/07] 우리말) 할 뿐만 아니라 id: moneyplan 2009-08-14 7006
803 [2009/08/06] 우리말) 중과 가운데 id: moneyplan 2009-08-06 4904
802 [2009/08/05] 우리말) 봉숭아와 봉선화 id: moneyplan 2009-08-05 7354
801 [2009/08/04] 우리말) 지긋이와 지그시 id: moneyplan 2009-08-04 6077
800 [2009/08/03] 우리말) 솔개그늘 id: moneyplan 2009-08-03 5531
799 [2009/07/31]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9-07-31 5780
798 [2009/07/30] 우리말) 엉이야벙이야 id: moneyplan 2009-07-30 5690
» [2009/07/29] 우리말) 감기다 id: moneyplan 2009-07-29 57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