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10] 우리말) 틀린 말 몇 개

조회 수 4672 추천 수 145 2009.08.14 12:15:15
토요일 밤 10:10, KBS1에서 "고참님"이라고 했습니다.
고참은 こさん[고산]이라는 일본말에서 온 낱말로, 국립국어원에서 선임으로 다듬은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무척 더울 거라고 하네요. 건강하게 잘 보내시길 빕니다.

지난 토요일 아침 9:54, KBS1 뉴스에서 "상상의 나래"라고 했습니다.
나래는 날개의 방언입니다. 아직 표준어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내음도 냄새의 방언입니다.(한글학회에서 만든 우리말 큰사전에는 표준어로 올라 있습니다.)
나래나 내음도 복수표준어가 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아직 사전에 오르지 않은 낱말을 뉴스에서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토요일 밤 10:10, KBS1에서 "고참님"이라고 했습니다.
고참은 こさん[고산]이라는 일본말에서 온 낱말로, 국립국어원에서 선임으로 다듬은 말입니다.

일요일 아침 MBC 8:17에 '뱃속'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뱃속'은 마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뱃속이 편안하지 않다, 그 사람 뱃속을 도무지 알 수가 없다처럼 씁니다.
창자가 있는 배의 속은 '배 속'이 맞습니다.

어제 일요일 오전에 늦잠을 자다 고향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다른 고향 친구 한 명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떴다고...
이제 겨우 40대 중반인데, 벌써 심장마비를 걱정하는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애들이 이제 겨우 초등학생과 중학생인데, 그 녀석들을 두고 어찌 눈을 감았나 모르겠습니다.

오늘 아침에 받은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보니,
우리가 보낸
하루하루를 모두 더하였을 때
그것이 형체 없는 안개로 사라지느냐,
아니면 예술 작품에 버금가는 모습으로 형상화되느냐는
바로 우리가 어떤 일을 선택하고 그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에 달려 있다.
라는 글이 있네요.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지 싶습니다.

그 친구 만나러 영안실로 가는데 마침 CD에서 정태춘의 사망부가라는 노래가 나오더군요.
아래에 붙입니다.

내 친구 기룡이의 명복을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사망부가(思亡父歌)
정태춘


저 산꼭대기 아버지 무덤
거친 베옷 입고 누우신 그 바람 모서리
나 오늘 다시 찾아가네
바람 거센 갯벌 위로 우뚝 솟은 그 꼭대기
인적 없는 민둥산에 외로워라 무덤 하나
지금은 차가운 바람만 스쳐갈 뿐
아, 향불 내음도 없을
갯벌 향해 뻗으신 손발 시리지 않게
잔 부으러 나는 가네

저 산꼭대기 아버지 무덤
모진 세파 속을 헤치다 이제 잠드신 자리
나 오늘 다시 찾아가네
길도 없는 언덕배기에 상포자락 휘날리며
요랑 소리 따라 가며 숨 가쁘던 그 언덕길
지금은 싸늘한 달빛만 내리비칠
아, 작은 비석도 없는
이승에서 못다하신 그 말씀 들으러
잔 부으러 나는 가네

저 산꼭대기 아버지 무덤
지친 걸음 이제 여기 와
홀로 쉬시는 자리
나 오늘 다시 찾아가네
펄럭이는 만장너머 따라오던
조객들도 먼 길 가던 만가소리
이제 다시 생각할까
지금은 어디서 어둠만 내려올 뿐
아, 석상 하나도 없는
다시 볼 수 없는 분 그 모습 기리러
잔 부으러 나는 가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고바위에 오르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한가위 이야기 좀 할게요.

저는 이번에 애들 둘만 데리고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아내가 허리 수술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함께 가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가 애들을 보고 싶어 하실 것 같아 애들과 함께 갔는데,
갈 때는 좋았지만, 올 때는 정말 힘들더군요.
홀아비가 세 살, 다섯 살배기 두 애와 함께 차 속에서 열다섯 시간을 견딘다는 게...^^*

또,
이번에는 가자마자 벌초를 했습니다.
저는 독자라서 혼자서 네 군데 산을 돌아다니며 열네 기를 벌초해야 합니다.
비 맞으며 혼자 열네 기를 벌초하는데......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쩝...

산 이야기 좀 할게요.
높은 산에 오르는 것을 고바위에 오른다고 합니다.
흔히,
고바위를 높은 바위로 생각하셔서 언덕이나 산에 오르는 것을 떠올리실 수 있는데,
이는 일본말입니다.

일본에서
굽을 구(勾) 자와 짝 배(配) 자를 쓴 구배를 こうばい[고우바이]라고 합니다.
기울기라는 뜻이죠.

좋은 우리말로는 기울기나 물매입니다. 때에 따라 비탈이나 오르막을 쓰셔도 됩니다.
기울기는 잘 아실 것이고,
물매는
물매가 가파르다, 물매가 싸다(기울기가 크다), 물매가 뜨다(완만하다)처럼 씁니다.
고바위는 높은 바위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 아닙니다.

저도 빨리 조상님 묘를 봉안당으로 모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가파른 산에 올라 벌초하는 짐을 좀 덜죠. ^^*

오늘부터 비거스렁이 한다고 합니다. 옷 잘 챙겨입으시길 빕니다.
(비거스렁이 :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내기)
고바위와 고바우는 다릅니다.
고바우는
"인색한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380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452
816 [2009/08/24] 우리말) 잊다와 잊히다 id: moneyplan 2009-08-24 5473
815 [2009/08/21] 우리말) 어연번듯하다 id: moneyplan 2009-08-21 7297
814 [2009/08/20] 우리말) 깨단하다 id: moneyplan 2009-08-21 6116
813 [2009/08/19] 우리말) 마음눈과 마음자리 id: moneyplan 2009-08-19 4779
812 [2009/08/18] 우리말) 유신랑과 유신낭 id: moneyplan 2009-08-18 6536
811 [2009/08/17] 우리말) 물때와 통행시간 id: moneyplan 2009-08-17 5761
810 [2009/08/15] 우리말) 광복절 맞아 김영조 소장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id: moneyplan 2009-08-17 5543
809 [2009/08/14] 우리말) 불임과 난임 id: moneyplan 2009-08-14 5784
808 [2009/08/13] 우리말) 어제 받은 댓글 id: moneyplan 2009-08-14 5551
807 [2009/08/12] 우리말) laon id: moneyplan 2009-08-14 7170
806 [2009/08/11] 우리말) 올림, 드림, 배상 id: moneyplan 2009-08-14 9436
» [2009/08/10] 우리말) 틀린 말 몇 개 id: moneyplan 2009-08-14 4672
804 [2009/08/07] 우리말) 할 뿐만 아니라 id: moneyplan 2009-08-14 7007
803 [2009/08/06] 우리말) 중과 가운데 id: moneyplan 2009-08-06 4905
802 [2009/08/05] 우리말) 봉숭아와 봉선화 id: moneyplan 2009-08-05 7355
801 [2009/08/04] 우리말) 지긋이와 지그시 id: moneyplan 2009-08-04 6078
800 [2009/08/03] 우리말) 솔개그늘 id: moneyplan 2009-08-03 5531
799 [2009/07/31]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9-07-31 5781
798 [2009/07/30] 우리말) 엉이야벙이야 id: moneyplan 2009-07-30 5691
797 [2009/07/29] 우리말) 감기다 id: moneyplan 2009-07-29 57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