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 어연번듯하다는 게 있습니다.
"세상에 드러내 보이기에 아주 떳떳하고 번듯하다."는 뜻입니다.
우리말편지를 보내는 제 생각이 번듯하다고 자신하며,
이런 일이 제 자식들 앞에서도 떳떳하다고 생각합니다.
안녕하세요.
벌써 우리말 편지를 보낸 지 6년째네요.
그동안 고맙다는 말도 많이 들었지만 서운하다는 말도 꽤 들었습니다.
작년 봄에 농촌진흥청 없어진다고 할 때 그래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편지를 자주 썼고 그때 몇 분이 심한 말씀을 하시면서 수신거부하시고 떠나셨습니다.
어제와 그제 보내드린 편지를 보시고도 몇 분이 편지 내용이 좀 거북했다는 댓글을 주셨네요.
몇 분은 어제 수신거부를 하셨고요.
진심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말 편지를 받아보시는 분들의 반응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편지를 짧게 써달라, 보기를 들어가면서 길게 써 달라,
개인 이야기는 삼가달라, 개인이야기를 자주 넣어서 따뜻한 편지로 만들어달라,
시사성 있는 이야기를 해야 머리에 잘 들어온다, 정치이야기나 시사 이야기는 빼고 국어 이야기만 해 달라...
어느 가락에 춤을 춰야 할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누가 시켜서가 아닌 제 스스로 보내는 편지인 만큼 제가 생각해서 옳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을 뿐입니다.
저는 제가 공부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우리말편지를 보내는 것이지
다른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아실 겁니다.
그냥 아름다운 우리말을 알리고 싶을 뿐입니다. 무슨 꿍꿍이속이 있는 게 아닙니다. ^^*
우리말에 어연번듯하다는 게 있습니다.
"세상에 드러내 보이기에 아주 떳떳하고 번듯하다."는 뜻입니다.
우리말편지를 보내는 제 생각이 번듯하다고 자신하며,
이런 일이 제 자식들 앞에서도 떳떳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스님이 그러셨다죠?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왜 손가락 끝을 보냐고......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하고많은 사람 가운데서]
제가 이곳 농촌진흥청 본청으로 옮긴 지 벌써 15개월이 넘었네요.
없는 실력에 가방끈이라도 늘이려고 학교만 다니다
졸업하고 연구소로 바로 들어가서 행정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는데,
이곳에 와서 행정 일을 제대로 배우고 있습니다.
근데
갈수록 일이 어렵고 힘드네요.
제가 눈치가 그리 없는 것도 아니고 일의 벼리를 잘 못 잡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일에 치여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때는 누군가를 원망하기도 합니다.
하고많은 사람 중에 왜 내가 잡혀(?) 왔는지...
그 많고 많은 사람 다 놔두고 왜 내가...
오늘은 일이 좀 덜 떨어지고 쉬운 일만 떨어지길 빕니다. ^^*
"수효나 분량, 정도 따위가 일정한 기준을 넘다"는 뜻의 낱말이 '많다'입니다.
이를 반복한 '많고 많다'도 비슷한 뜻입니다.
이 '많고 많다'와 같은 뜻의 그림씨(형용사)가 '하고많다'입니다.
다만,
'하고많다[하고만타]'는 한 낱말이라서 붙여 쓰고,
'많고 많다'는 한 낱말이 아니라서 띄어 씁니다.
하고많은 것 가운데서 왜 하필이면 썩은 것을 골랐느냐
많고 많은 것 가운데서 왜 하필이면 썩은 것을 골랐느냐처럼 씁니다.
오늘도 또 기쁜 마음으로 일을 시작해야겠죠?
많고 많은 사람 가운데서 뽑혀(?) 왔으니,
하고많은 일도 척척 해 낸다는 소릴 들어야 하지 않겠어요? ^^*
우리말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