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지난 토요일에 오랜만에 텔레비전을 봤습니다. MBC에서 무한도전이라는 방송을 봤는데, 여자 권투를 보내줬습니다.
남들은 재밌다고 보는데 저는 좀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줄을 쳐 놓고, 그 안에서 둘이 피가 터지게 싸움시켜 놓고 밖에서 구경하는 거잖아요. 운동을 하는 거나 보는 것을 즐기지 않는 저로서는 좀 거시기했습니다.
어쨌든, 서로 치고받는 것을 두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라고 하더군요. 그 뜻이 조금 이상해서 오늘은 박진감을 알아보겠습니다.
박진감은 迫眞感으로 "진실에 가까운 느낌"이라는 뜻입니다. 곧, 사실이 아닌데 마치 사실처럼 이야기하는 것이 박진감 넘치게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그 소설은 박진감 있는 구성과 탄탄한 주제로..., 그 상황 설명은 박진감이 있었다처럼 씁니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는 경기를 두고 박진감이라고 하면 좀 이상합니다. 진짜 경기를 보면서, 마치 진짜 같은 경기라는 말이 되잖아요.
조금 양보하자면, 박진감이 진실(또는 실제)에 가까운 듯 생생한 느낌을 뜻하므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쳤다.'라는 문장의 뜻은 경기에 자신이 실제로 참여하는 것처럼 생생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사전에 그런 뜻으로 오르지 않았습니다.
박진감도 좋고, 사실감도 좋지만, 빙 둘러 줄쳐놓고 다른 사람 쌈 구경하는 것은 좀...
고맙습니다.
오늘이 월요일 아침입니다. 어제 받은 편지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보왕삼매론이라고 하네요.
고맙습니다.
보왕삼매론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하셨느니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하셨느니라.
공부하는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하셨느니라.
수행하는데 마(魔)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모든 마군으로서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하셨느니라.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한데 두게되나니 ,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여러 겁을 겪어서 일을 성취하라」하셨느니라.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순결로써 사귐을 길게 하라」하셨느니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지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서 원림을 삼으라」하셨느니라.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가지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덕을 베푸는 것을 헌신처럼 버리라」하셨느니라.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적은 이익으로서 부자가 되라」하셨느니라.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문을 삼으라」하셨느니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