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슬'보다는 소리내기 쉬운 '금실'로 오랜 시간 소리를 내다 보니 아예 '금실'을 표준말로 삼은 것입니다.
다만, 거문고와 비파를 뜻할 땐 여전히 '금슬'로 써야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6:46에 SBS 화면 아래쪽에 흐르는 자막에서
'빠르면 내일 축구감독 선임'이라는 문장이 보였습니다.
'빠르면'이 아니라 '이르면'이라고 써야 바릅니다.
속도가 빠르다와 시기가 이르다를 너무나 자주 헷갈리는 것 같습니다.
어젯밤 SBS 긴급출동을 보셨나요?
다섯 살과 여섯 살 남매 이야기가 나왔는데,
때리지 말고 말로 하라는 여섯 살배기 딸내미의 외침과,
엄마 걱정하지 마, 엄마가 때린 것은 마술로 다 잊어버릴게... 라면서 엄마를 위로하는 모습에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요.
너무나 가슴이 아파 다른 방송으로 채널을 바꿨다가도, 뒷이야기가 궁금해 또 보게 되고... 또 울고...
다행히 끝 부분에서는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이 나와 그나마 편하게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그 덕(?)에 지금도 제 눈이 부어 있습니다. ^^*
애들은 부모를 보고 배운다고 합니다.
저와 아내 사이가 좋아야 애들이 바르게 자라는 것은 당연할 겁니다.
부부 사이의 사랑을 두고 '금실'이라고 합니다.
실은 거문고 금(琴) 자와 비파 슬(瑟) 자를 써서 거문고와 비파 소리가 화합하듯 내외간의 화목한 즐거움을 뜻하므로 '금슬'이 맞지만,
'금슬'보다는 소리내기 쉬운 '금실'로 오랜 시간 소리를 내다 보니 아예 '금실'을 표준말로 삼은 것입니다.
다만, 거문고와 비파를 뜻할 땐 여전히 '금슬'로 써야 바릅니다.
부부 사이가 다정하고 금실이 좋은 것을 두고 '잉꼬부부'라고도 자주 씁니다.
그러나 이 말은 일본에서 온 낱말로 국립국어원에서 '원앙 부부'로 다듬었습니다.
저는 금실 좋은 원앙 부부로 살며 애들에게 모범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야 애들이 사회에 나와 제구실하고 살 것 같아서요. ^^*
지안아, 원준아!
사랑한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어겹되다]
안녕하세요.
어제 내드린 문제의 답은 '매나니'입니다.
선물을 보내드렸습니다.
그나저나 순자 씨 가면 저는 정말 매나니로 일해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어제는 제 선임이었던 오경석 박사 환송회를 했습니다.
다들 서운한 마음에 맘껏 마시고 맘껏 취했습니다.
가끔은 긴장을 좀 풀고 원 없이 망가지고 싶은 때가 있잖아요. 어제가 그랬습니다.
(또 술이야기 한다고 나무라지는 마세요. 제 삶이 이렇습니다. ^^*)
지금은 다른 기관에서 일하고 있지만 예전에 같이 일했던 사람을 만나니 기분이 새롭더군요.
네 잔 내 잔 따지지 않고 서로 잔을 치고...
서로 옆 사람 잡고 신세타령하고...
젓가락이 내 것인지 네 것인지 모르고...
그러면서 얼굴에 우럭우럭 술기운은 오르고...^^*
(우럭우럭 : 술기운이 얼굴에 나타나는 모양.)
우리말에 '어겹'이라는 이름씨(명사)가 있습니다.
"한데 뒤범벅이 됨."이라는 뜻입니다.
움직씨(동사)로 쓰면 '어겹되다'로 써서
그는 외지 사람들과 어겹되어 함께 어울렸다, 건장한 청년 여럿이 어겹된 채 마구 싸우고 있었다처럼 씁니다.
저는 어제 옛 동료와 어겹된 채 억병으로 마셨습니다.
해닥사그리하게 마셔 댔더니 지금도 문뱃내가 나네요.
(억병 : 술을 한량없이 마시는 모양. 또는 그런 상태)
(해닥사그리 : 술이 얼근하게 취하여 거나한 상태)
(문뱃내 : 술 취한 사람의 입에서 나는 들척지근한 냄새)
오 박사님이 또 보고 싶은데 어떡하죠?
고맙습니다.
우리말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