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06] 우리말) '착하다'의 뜻

조회 수 12507 추천 수 33 2010.12.06 16:25:09
지난주에 '착하다'의 쓰임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여쭤봤습니다.
몇 분이 답장을 보내오셨기에 함께 읽고자 합니다.



안녕하세요.

아침에 일터에 나올 때는 그리 춥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낮부터 추워진다고 하네요.
늘 건강 조심하시길 빕니다.

오늘 아침 7:30에 KBS뉴스에서 앵커가 "동식물 서식지"라고 했습니다.
서식은 살 서(棲) 자와 숨 쉴 식(息) 자를 써서
"동물이 깃들여 삶"이라는 뜻입니다.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에 쓰는 낱말이 아닙니다.
식물에는 군락지나 자생지를 써야 어울립니다.

지난주에 '착하다'의 쓰임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여쭤봤습니다.
몇 분이 답장을 보내오셨기에 함께 읽고자 합니다.


buso??? 님
저도 그런 표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싸다, 예쁘다, 좋다의 고유한 표현이 뭉뚱그려 착하다 하나로 만들면 그 말이이 가지고 있는 본디 의미가 왜곡되어 나타날 수 있기도 하려니와 쓰임새의 형태가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prib??? 님
저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말이란 것도 생기고, 없어지고, 또 뜻이 바뀌기도 하면서 살아 숨쉬지 않습니까?
그 것처럼 뜻이 넓어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번 편지에 어떤 분께서 말이 많이 세분화되어 있는 것이 더 발전(?)된 언어라고 하던데, 꼭 그렇다고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뜻을 모은 말이라면 원래의 뜻과 다른 뜻이 더해져서 자라나고 많이 쓰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굿 프라이스나, 굿 초이스, 실루엣, 섹시하다는 등등의 외래어를 사용해서 표현하는 것보다는 우리말을 사용해서 표현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그냥 제 생각입니다. ^^
날씨가 꽤 춥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namp??? 님
안녕하세요!
오늘 말씀하신 [착한 몸매]란 표현에 대해서 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전 한마디로 이런 표현이 아름다운 우리말을 천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봅니다.
몸매가 아름답다거나 보기 좋다고 해야 올바른 우리말 어법이 아닐까요?
만약 [착한 몸매] 혹은 [몸매가 착하다]라고 한다면, 뚱뚱하거나 다소 균형 잡히지 않은 사람들의 몸매는 [나쁜] 것이 될테고,
그것은 단지 유전적 요인이나 환경적 내지 개인 습관적 요인에 의해서 서로 다른 몸매를 가진 사람들을 천편일률적으로 매도해 버리는 바람직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봅니다.  
더욱이 이런 표현이 일상적으로 정착된다고 하면, 그것은 어법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요즘 우리 말글이 얼마나 너덜너덜해졌습니까!  
영어에서는 그 쓰임새조차 찾아볼 수 없는 [엣지있게]란 말이 무슨 최신 유행어인 양 나불거려지고, 일본어 찌꺼기들이 곳곳에 횡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말을 더욱 아끼고 보살피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한가지, 성박사님의 우리말 편지를 받아오면서 문득 든 생각인데요...우리나라 모든 관공서와 학교, 방송국, 신문사 등에 [국어지도사]를 상주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외적으로 발송하는 모든 공문과 서류, 시험지, 언론 보도문 등등을 일일이 [국어지도사]에게 검사를 맡게 하여 대외적으로 공표시키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모든 국민들이 표준어법을 익힐 수 있게 되고, 거꾸로 표준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을 쓴 경우 벌금을 물리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자랑스런 한민족의 재산인 한글을 올곧게 지켜갈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모쪼록 성박사님 가정과 직장에 늘 평안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juni??? 님
항상 생각하게끔하는 우리 말들을 보내 주시는 군요....
"너무"라는 말은 지난번 말씀하시고....유심히 들어 보았지요. 우리 일상생활에 아주 많이 사용하더군요....부정 긍정 어디서나요...'너무'라는 말은 확실히 알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했는데...오늘 이렇게 편지에 오느 맙습니다.
그리고 착하다 라는 말...글세요...저는 인터넷이나 홈쇼핑에서 가끔 사용하길레 그냥 잠시 우스개 소리나 재미있는 표현으로만 알고 있었는데...사전에 그렇게 나온다는 것은 의아하군요....착하다는 것은 심성이 표함되것이 아닌가요????


jw55??? 님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젊은이들 사이에 여자에게 '착하다'고 말하는 것은 예쁘지 못하다는 뜻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외모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젊은이들이 '못 생겼다.고 말하는 대신 '착하게 생겼다'고 한답니다.


ange??? 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드리는 것 같습니다.
짧은 생각이지만 '착하다'가 지금처럼 쓰이는 것은 말의 쓰임이 넓어진다는 것에서는 좋은 것 같습니다.
원래 가지고 있는 뜻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더 다양하게 쓰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잘 보내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오.
고맙습니다.


bomb??? 님
"착하다"가 어찌 그렇게 잘 못 쓰여지고 있는지 참 한심스럽습니다.
학교에서 성적 만능주의가 그런것을 제대로 가르치니 않아서 그런것 아닌가요?
그게 아니다고 바로 잡아주는게 교사와 성인들의 도리인가 싶습니다.


ange??? 님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답글입니다. 건강하시죠? 올 한해도 멋지게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착하다의 쓰임에 대한 의견을 말해보고 싶어요.
착하다는 성격에 해당하는 말인데 가격이나 외모의 표현에 쓰이고 있어요.
단어의 쓰임새가 확장되었다는 면에서 긍정적일지 모르나 본래 의미가 약해질까 우려됩니다.
착하다는 것은 긍정적인 의미인데 착한 가격이 꼭 긍정적인 의미만은 아닙니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도 있으니까요.
착한 성격을 의미하는 말이 착한 몸매라고 표현된다면 이 또한 어색합니다.
내면적인 의미의 단어가 외면을 표현하고 나서니 자기 자리를 이탈한 것 같기도 해요.
외면에 대한 관심과 가치 추구가 내면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을 누르는 현 태세를 반영하는 것 같아 좀 씁쓸하지요.
사람도 그렇지만 단어들도 자기 자리를 어느 정도는(기본적으로는) 지키면서 변하는 건 모르지만 그 이상은 거부감과 부작용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의견을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떤 결론을 내리기 보다 이런 의견이 있다는 것은 함께 나누고 싶어서 그런 편지를 드렸습니다.

거듭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코르크 마개]

안녕하세요.

가을비가 오네요.
오후에는 비거스렁이할 것 같으니 옷을 잘 챙겨입고 나가시기 바랍니다.
비거스렁이가뭐냐고요? 이참에 사전 한 번 찾아보세요. ^^*

약속대로 오늘은 문제를 내겠습니다.

어제와 그제는 오랜만에, 참으로 오랜만에 출근한 날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래 봐야 12시가 다 되어서지만... 아마 지난 한 달 만에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 시간에 들어가면 이상하게 잠이 안 옵니다.
오히려 말똥말똥합니다.
그렇다고 책이라도 볼라치면 금방 졸죠. ^^*
그럴 때 가끔 아내와 포도주를 한 잔 합니다.

오늘 문제를 낼게요.
포도주는 마개를 코르크로 만듭니다. 그래야 숨을 쉰다나 어쩐다나...
그 코르크를 딸 때는 꼬불꼬불하게 생긴 병따개를 써야 합니다.
그걸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시는 게 오늘 문제입니다.

좀 뚱겨드리자면,
배배 틀린 모양을 '타래'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리어 뭉쳐 놓은 실이나 노끈 따위의 뭉치"를 타래라고 하잖아요.
그렇게 생긴, 코르크 마개를 따는 데 쓰는, 타래처럼 생긴, 용수철 모양의 송곳을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시는 겁니다.

맨 처음 답을 보내주신 분께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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