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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제 받은 댓글 가운데
함께 읽고 싶은 게 있어서 오늘 우리말 편지로 갈음합니다.
황성하 님께서 보내주신 편지입니다.
성 박사님, 안녕하세요.
우리말이 공부할수록 힘든 면이 있습니다.
예외규정도 많고, 외워야 할 것도 있고요.
표준어로 규정하는 데에도 분명, 우리들과 함께 생활했던 분들이
참여할 텐데, 때로는 그들이 언중들의 언어 습관을 그대로 반영하는가에 의문이 들 때도 있습니다. '쌍동이'라고 발음해도 아무런 불편함도 없고, 모음조화에도 맞는데, '둥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언제,누구의 기준으로 삼았는지도
의문입니다. 이를테면, 오순도순, 깡충깡충, 이런 단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ㄹ 탈락 현상도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솔나무 아들님
딸님, 이렇게 발음해도 전혀 어려움이 없어요. ㄹ을 탈락시켜야 발음이 편하다면, 이보다 더 불편한데도
그대로 발음하는 단어들에도 쉽게 발음할 수 있도록 그 원칙을 다 적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엉뚱한 생각을 해 봐요. 한글맞춤법이나
표준어 규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정말 발음이 잘 안되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은 아닌가, 아니면
일부 강성 논리자들의 입김에 의해 다른 분들의 의견이 묵살되는 것은 아닌지...
원칙을 정했으면 예외 규정을 가급적 줄여 나가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물론
대화를 하고,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현실적 여건도 반영해야 하지만, 예외규정을 많아 두다 보면 나중에는 원칙도 흔들리고, 무엇이
원칙인지도 모르게 되는 것 같아요.
장마비, 등교길이 언제부턴가 장맛비, 등굣길, 이렇게 표기를 하는데, 특히 '장맛비'라고 하면,
앞에 두글자 '장맛'때문에
자꾸 장독대 안에 있는 장맛이 떠올라요. 그냥
'장마비'라고 발음해도 될 것 같아요.
'바닷가' 같은 경우, '바다가'라고 표기하고 발음하면 문제가 있지만, '장마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시시옷 이야기하면 머리아프니
이정도에서 그칠가 합니다.
성 박사님, 이거 한번 같이 생각해볼까요.
덧셈, 뺄셈, 나눗셈, --- 여기에서 뺄셈을 '뺏셈'으로 표기하고 발음하면 어떨까요? 그래야 일관성이 있는 것 아닌가요.
아니면 '나눗셈'을 '나눌셈'으로 하든지. 일관성이 없어요.
우리말이 원칙이 없는 것 같아, 불안해요.
아침부터 좀 말이 길어진 것 같아요. 우리말을 사랑하시는 성 박사님한테나
이런 이야기 하지, 누구한테 하겠어요.
하여튼 감사드립니다. 성 박사님 덕분에 우리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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