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어제저녁에 집에 가려고 차 문을 열다 보니
앞 문짝부터 뒤 문짝, 그 뒤 프레임까지 부딪친 자국이 있더군요.
누군가 차를 부딪쳤으면 연락처를 남겼뒀으려니 생각하고 차 주변을 둘러봐도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정말 기분이 나쁘더군요.
다른 곳도 아니고 일터 내에 있는 주차장이라면 같이 일하는 동료일 가능성이 크고, 또
어쩌면 제 차라는 것을 알 수도 있을 텐데...
이럴 때는,
늘 남을 먼저 배려하고, 작은 것이라도 베풀며 살고자 하는 저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나도 그런 사람들처럼 꼬박꼬박 내 것 챙기고, 남 보지 않으면 나쁜 짓도 하면서
사는 게 잘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 봐야 제 마음만 다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그런 마음이 듭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고 그냥 도망가는 사람은 정말 싸가지 없는 자입니다.(여기서 자는
놈 자 자입니다.^^*)
싸가지...
'싸가지'는 '싹수'의 사투리입니다.
'싹수'는
"어떤 일이나 사람이 앞으로 잘될 것 같은 낌새나 징조"를 말합니다.
그래서 싸가지 없다고 하면,
앞으로 잘될 것 같은 낌새가 없는, 곧 별 볼 일 없는 사람을 말하고,
싹수가 노랗다고 하면,
잘될 가능성이나 희망이 애초부터 보이지 아니한 사람을 말합니다.
'싹수'보다는 '싸가지'를 더 흔히 쓰지만 이상하게 '싸가지'는 사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비슷한 낱말로 '늘품'이 있습니다.
"앞으로 좋게 발전할 품질이나 품성"으로
늘품이 있어 보인다처럼 씁니다.
또 '늧(혹시 안 보이면 '느ㅊ'자입니다.)'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 일의 근원" 또는 "먼저 보이는 빌미"라는 뜻으로,
늧(혹시 안 보이면 '느ㅊ'자입니다.)이 사납다, 그
녀석은 늧(혹시 안 보이면 '느ㅊ'자입니다.)이 글렀다처럼 씁니다.
실수로 남에게 피해를 줬다면 당연히 사과해야 합니다.
누가 보지 않는다고 도망가면 정말 나쁜 사람입니다.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을 속일 수 있다고 치고,
귀신도 속일 수 있다고 쳐도,
자기 자신은 속일 수 없습니다.
저야 하루 이틀 속 썩이다 잊어버리면 되지만,
아마도 그사람은 두고두고 마음이 괴로울 겁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연락처를 남겨뒀다 나중에 사과하는 것이 더 나을 겁니다.
하긴... 그것도 싸가지가 있고, 늘품이
있는 사람이라야 그렇겠지만요. ^^*
오늘 점심때 차를 고치고 나서 저는 그 일을 잊어버릴 겁니다.
그게 제 정신건강에 좋을 테니까요. ^^*
고맙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