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이나 언행이 치밀하지 못하여 순진하고 어설픈 데가 있다는 뜻의 낱말은 '어수룩하다'입니다.
'
어수룩하다'라는 낱말에는 순박함과 순진함의 뜻이 세지만,
어리석음이 세다는 뜻으로 '어리숙하다'는 낱말을 새로 표준말로 인정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애들과 같이 강원도 춘천을 들러 경기 이천에서 재밌게 놀았습니다.
지금 애들과 놀지 않으면 언제 놀겠어요. 그래서 시간만 나면 애들과 맘껏 놉니다. ^^*
그러느라 이번 한글날에는 태극기도 달지 못했네요.

한글날만 되면 우리말을 사랑하자는 말이 자주 들리는데, 신기하게도 한글날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합니다.
그리고 1년 뒤 또 같은 일이 반복되죠. 밖에서는 우리말을 배우겠다고 난리인데, 우리는 우리말을 깔아뭉게느라 정신이 없으니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8 31일 바뀐 규정에 따라 앞으로는 '어리숙하다'도 표준말입니다.
겉모습이나 언행이 치밀하지 못하여 순진하고 어설픈 데가 있다는 뜻의 낱말은 '어수룩하다'입니다.
'
어수룩하다'라는 낱말에는 순박함과 순진함의 뜻이 세지만,
어리석음이 세다는 뜻으로 '어리숙하다'는 낱말을 새로 표준말로 인정했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 가운데, 어리숙하다가 틀렸다는 내용인데요. 이제는 그 낱말도 맞으니 혹시 누리집에 올리셨던 분들은 지워주십시오.

월요일입니다. 이번 주도 재밌는 일 많이 만드시고, 기분 좋은 일도 여러 번 만드셔서 실컷 웃으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
어리숙과 어수룩]

안녕하세요.

어제 편지에서 촌스럽다를 말씀드렸습니다.
비록 촌스럽다는 뜻이 사전에는 세련되지 못하고 어수룩하다는 뜻일지라도 저는 촌스러운 게 좋습니다. ^^*

우리말에 '어수룩하다'는 그림씨(형용사)가 있습니다.
말이나 행동이 매우 숫되고 후하다는 뜻입니다.
그 사람은 어수룩한 시골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해서 많은 돈을 모았다,
그는 어수룩해서 아무에게나 돈을 잘 빌려 준다,
네게 호락호락 넘어갈 만큼 그는 어수룩하지 않다처럼 씁니다.

'어수룩하다' '어리숙하다'로 쓰시는 분이 많으십니다.
아무래도 '어리석다'를 떠올리셔서 그렇게 쓰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어리숙하다'는 틀리고 '어수룩하다'만 맞다고 나와 있습니다.
좀 어색하죠? ^^*

중앙일보에 보니 좀 다르게 풀어놓으셨네요.
사전에는 '어리숙하다'는 틀리고 '어수룩하다'만 맞다고 풀어놨는데 실제는 두 낱말이 조금 다른 뜻으로 쓰인다는 거죠.
'
어리숙하다'는 말은 어리석어 보인다는 뜻이고,
'
어수룩하다'는 어리석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순박하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고 보네요.

사전에는 비록 '어수룩하다'만 올라 있지만,
다음에 사전 만들 때는 '어리숙하다'도 올라갈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자주 헷갈리는 낱말에 '어리버리' '어리바리'도 있습니다.
정신이 또렷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어 몸을 제대로 놀리지 못하는 모양을 일러 '어리바리'라고 합니다.
'
어수룩하다'와 비슷한 뜻이죠.
이를 '어리버리'라고 쓰시는 분도 있습니다만, 표준말은 '어리바리'입니다.

어리숙, 어수룩
어리버리, 어리바리...

'
어리바리' 헷갈리시죠?
남들에게 쓸 때도 헷갈리시면 '어수룩하다'는 말 듣습니다. ^^*

고맙습니다.




[
어리숙하다 >> 어수룩하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무척 덥죠?
이번 주말에 비가 온다니 기대를 해 보겠습니다.

오늘은 지난 주말에 어떤 분과 나눈 이야기를 소개드리겠습니다.

“사람은 약간 어리숙한 데가 있어야 남들과 어울릴 수 있다.
그런데 너는 그렇지 못하다.
너 같은 사람은 큰 고민이 있을 때 남과 풀지 못하고 혼자 힘들어한다.
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맞습니다.
약간은 빈틈이 있어야 남들과 어울릴 수 있겠죠.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살지 못한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너무 완벽하거나 너무 맑아서 그런 게 아니라,
오히려 너무 어수룩해서 힘든가 봅니다.

흔히,
“되바라지지 않고 매우 어리석은 데가 있다.
또는 “말이나 행동이 순진하거나 좀 어리석다.”는 뜻으로,
‘어리숙하다’는 말을 많이 쓰는데요.
이는 틀린 겁니다.
‘어수룩하다’가 맞습니다.

호락호락 넘어갈 만큼 어수룩하지 않다.
보통 때는 그렇게 어수룩하던 그가 ... 처럼 씁니다.

오늘은,
작은 것에 너무 집착하지 마시고,
가끔은 그리고 약간은,
어수룩한 구석을 만들어 보세요.
남들이 기뻐할 겁니다.

오늘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갈치조림]

어제는 제가 근무하는 회사의 전 대장님이 오셔서 점심을 사 주시더군요.
덕분에 갈치조림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갈치조림...
갈치‘조림’인지 갈치‘졸임’인지...

‘졸임’은 ‘졸이다’의 명사형으로
‘마음을 졸이다’처럼 조마조마한 심리 상태를 나타낸 말로,
속을 태우다시피 초조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졸이다’는 ‘졸다’의 사동사로,
찌개를 졸이다/장이나 젓국을 졸이다처럼 씁니다.

‘졸다’는
“찌개, , 한약 따위의 물이 증발하여 분량이 적어지다.”는 뜻으로,
간장이 햇볕에 졸다/찌개가 바짝 졸았다처럼 씁니다.

“생선살이나 채소 따위를 양념하여 간이 충분히 스며들도록 국물이 적게 바짝 끓이다.
또는 “국물 없이 바특하게 끓이다”는 뜻의 낱말은,
‘조리다’입니다.
생선을 조리다/멸치와 고추를 간장에 조렸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생선을 양념장에 국물 없이 끓인 음식은 ‘생선 조림’이 맞습니다.
당연히 ‘갈치조림’이죠

헷갈리시죠?

“여러 가지 재료를 잘 맞추어 먹을 것을 만듦”이라는 뜻의 명사가,
‘조리’이므로,
갈치를 써서 먹을 것을 만들었기 때문에 ‘갈치조림’이다라고 생각하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오늘은 내용이 좀 길어지네요.
말 나온 김에,
“토막 친 갈치를 양념하여 조린 반찬”은,
‘갈치 조림’일까요, ‘갈치조림’일까요?
띄어 쓰는 게 맞을까요, 붙여 쓰는 게 맞을까요?

얼마 전에 말씀드렸듯이,
‘갈치조림’이 사전에 있으면 붙여 쓰고, 없으면 띄어 쓰시면 됩니다.
쉽죠?
‘갈치조림’은 사전에 있으므로 붙여서 ‘갈치조림’이라고 쓰시면 됩니다.

대장님! 어제 갈치조림 참 맛있었습니다.

보태기)
“국물 없이 바특하게 끓이다”에서 ‘바특하다’는 낱말의 뜻은?
[
바트카다]로 읽고,
1.
두 대상이나 물체 사이가 조금 가깝다.
2.
시간이나 길이가 조금 짧다.
3.
국물이 적어 톡톡하다.

여기서는 당연히,
“국물이 적어 톡톡하다”는 뜻으로 썼죠.

그럼 ‘톡톡하다’는?
“국물이 바특하여 묽지 아니하다.”라는 뜻으로,
된장찌개가 톡톡하게 되었다처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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