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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파토 >> 파투]
지난주에는 오랜만에 화투를 쳤습니다.(‘화토’가 아닙니다.)
주중에는 학교 선배 집알이 갔다가 새벽까지...
주말에는 친척 집에 갔다가 새벽까지...
저는 화투 실력이 없어서 늘 잃는 편인데요.
7장을 손에 들고 이것저것 패를 맞춰가다가,
운 좋게 약이라도 할라치면 남들은 벌써 점수가 나서 ‘원 고’를 외치고 있습니다.
그런 때는 조용히 속으로 기도하죠.
제발 화투 장수가 맞지 않거나, 바닥 패가 맞지 않아라,
그것도 아니면 치는 순서라도 바꿔서 제발 ‘파토’나 나버려라...
‘나가리’ 돼서 다시 치게...
우리말 편지를 보낸다는 제가 무슨 글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오늘 드릴 말씀은
“화투 놀이에서 잘못되어 판이 무효가 됨. 또는 그렇게 되게 함”이라는 뜻의 낱말은,
‘파토’가 아니라 ‘파투(破鬪)’입니다.
파투가 나다/파투를 놓다처럼 씁니다.
사실은 이 ‘파투’를 설명하려고 글을 썼는데,
다른 낱말까지 더 설명해야겠네요.
패 : 화투나 투전에서 각 장. 또는
그것이 나타내는 끗수 따위의 내용. 패를 돌리다/패가
나쁘다/패가 좋다
기리(棋理/碁理) : 바둑이나 장기 따위에서, 수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이치.
끗 : 화투나 투전과 같은 노름 따위에서, 셈을
치는 점수를 나타내는 단위. 다섯 끗.
끗발 : 노름 따위에서, 좋은 끗수가
잇따라 나오는 기세. 끗발이 나다/끗발이 오르다/끗발이 서야 돈을 딸 수 있을 텐데
개평 : 노름이나 내기 따위에서 남이 가지게 된 몫에서 조금 얻어 가지는 공것
여기까지는 우리 사전에 있는 표준말입니다.
아무 쓸모없는 하찮은 것을 비유적으로 “흑싸리 껍데기”라고도 합니다.
‘흑사리’는 화투에서 검을 싸리를 그린 화투장을 말하죠.
다섯 끗짜리 한 장과 열 끗짜리 한 장, 껍데기 두 장입니다.
이 중 껍데기 두 장은 점수 나는 데 별 도움이 안 되죠. 그래서 쓸모없는 하찮은
것을 비유하여, “흑싸리 껍데기”라고 합니다.
아래는 쓰지 말아야 할 일본말입니다.
고토리(ごとり,五鳥) : 다섯 마리 새라는
뜻. 고스톱에서, 매화, 흑싸리, 공산 명월의 열 끗짜리 석 장으로 이루어지는 약. ‘고스톱’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 어떤 사람은 참새, 동박새, 종다리 등과 같은 화투장에 그려져 있는 작은 새라는
뜻으로 小鳥(こ-とり)라고 주장하기도 함.
기리(きり,切り) : ‘자르다’는 뜻이
있는 ‘키루(きる,切る)’의 명사형으로 ‘자름’이라는
뜻. 곧, 다른 선수들이 잘되지 않도록 맥을 끊어서
자기차례에 더욱더 잘되도록 하기 위함.
나가레(ながれ, 流れ) : 흐르다는 뜻의 ‘나가레루(ながれる,流れる)’에서 온 말로 ‘흘려보내자!’라는 말. 곧, 이번 판은 그냥 없던 것처럼 흘려보내고, 재시합을 하자는 뜻. 깨짐,
허사, 무효로 바꿔서 써야할 일본말. 흔히
‘나가리’라고 함.
쇼당(しょうだん,商談) : 본래는 상업적인
상담을 뜻함. 일반적인 상담은 ‘소당(そうだん,相談)’. 곧, 화투판에서
우열을 서로 상담하여 없던 것으로 하자는 말.
오늘 편지는 좀 거시기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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