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바람만바람만]
오늘은 제 딸내미 이야기 좀 할게요.
이 녀석은 이제 28개월에 접어듭니다.
아직 혼자 어디 나가지는 못하고 저나 아내를 따라서만 밖에 나가는데,
며칠 전에는 동네 어귀에서 혼자 집에 찾아가라고 해 봤습니다.
그러고 나서 저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뒤따라갔죠.
이 어린 녀석이 뒤도 안 돌아보고 집을 잘 찾더군요.
이렇게,
“바라보일 만한 정도로 뒤에 멀리 떨어져 따라가는 모양”을 말하는 순 우리말이,
‘바람만바람만’입니다.
바람만바람만 뒤따라가다처럼 쓸 수 있죠.
부모의 사랑이 묻어있는 멋진 말 아닌가요?
어린아이와 관련된 말로,
‘우닐다’도 있습니다.
‘우닐다’는,
“시끄럽게 울다. 또는 그렇게 울고 다니다”는 뜻이고,
‘우닐다’와 발음이 비슷한, ‘부닐다’도 있습니다.
‘부닐다’는,
“가까이 따르면서 붙임성 있게 굴다”는 뜻입니다.
할머니나 할아버지는,
우니는 아이보다 부니는 아이를 더 좋아하겠죠?
그러나 무엇보다 좋은 아이는,
‘도담도담’한 아이일 겁니다.
부사 ‘도담도담’은,
“어린아이가 탈 없이 잘 놀며 자라는 모양.”으로,
우리 아이는 별로 큰 병도 없고 탈도 없이 도담도담 잘 장성하여 벌써 이십 세에 이르렀다처럼 씁니다.
아침부터 도담도담 잘 크는 딸내미가 보고 싶은데,
오늘 하루 어떻게 근무하죠?
보태기)
‘도담도담’은,
“어린아이가 탈 없이 잘 놀며 자라는 모양.”이지만,
‘도담’은,
“야무지고 탐스럽다”는 뜻입니다.
도담한 어깨의 부드러운 곡선이 여인의 옷맵시를 더욱 아름답게 하였다처럼 씁니다.
‘도담도담하다’도 있습니다.
형용사로, “(여럿을 뜻하는 말이 주어로
온다)여럿이 모두 야무지고 탐스럽다.”는 뜻입니다.
형제가 모두 도담도담하게 잘도 생겼다처럼 쓰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