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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홍어 안 먹은 지 오래됐다 =>> 홍어 먹은 지 오래됐다]
어제는 점심때 홍어를 먹었습니다.
회사 높으신 분이 홍어를 사 주시겠다며 저를 꾀더군요.
가볍게 넘어가 줬죠.
'그래, 홍어 안 먹은 지 너무 오래됐다. 오늘
목에 때 좀 벗기자 '
(마음속으로 혼자 중얼거리는 말이므로 작은따옴표)
이 말에서 뭐 걸리는 게 없나요?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분명히 잘못된 말입니다.
뭐가 잘못되었을까요?
오래전에 홍어를 먹고 최근에는 먹은 적이 없다는 뜻으로 말하려면,
"홍어 먹은 지 너무 오래됐다"라고 해야죠.
그렇지 않나요?
홍어를 먹은 지 오래된 것이지, 홍어를 안 먹은 지 오래된 게 아니잖아요.
당연히 "홍어를 먹은 지 너무 오래됐다"라고
해야 합니다.
흔히, 이야기를 잘못 해 놓고도 억지를 쓰는 말에,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라"가 있습니다.
(아래는 이진원 님의 말입니다.)
정말 개떡 같은 말이다. 두말할 것 없이 개떡은 개떡이다.
개떡을 찰떡으로 알아듣는 말글생활이 청산되는 날,
우리 사회에는 더 이상 학교에 교육용 컴퓨터를 들이면서 뒷돈을 받는 교육자도,
찾아오지 않으면 스스로 찾아가서 봉투를 들이밀어야만 장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유흥업소 업주도 사라질 것이다.
외국 관광객을 위해, 우리나라 간판에 한자를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정신 나간 장관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저는 차마 못 하는 말을,
이진원 님이 시원하게 해 주셨네요. 고맙습니다.
보태기)
위에서 셋째 줄, '저를 꾀더군요.'를
'저를 꼬시더군요.'라고 쓰시면 안 됩니다.
"그럴듯한 말이나 행동으로 남을 속이거나 부추겨서 자기 생각대로 끌다"는
뜻의 낱말은
'꼬시다'가 아니라 '꾀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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