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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겠습니다]
요즘 여기저기 세미나에 갈 기회가 많네요. 하나라도 더 주워들으려면 열심히 쫓아다녀야죠.
저는, 세미나 발표장에 가면 발표자가 발표하는 내용도 새겨듣지만, 발표자가 하는 말도 꼼꼼히 챙겨 듣습니다. 그게 다 공부니까요.
발표장에서 흔히 듣는 말 중, '-겠습니다.'가 있습니다.
이 그림은 전통가옥이 되겠습니다. 저 내용은 기본 계획이 되겠습니다. 심지어 사회자도, 화장실은 이쪽이 되겠습니다. 이분은 우리 회사 사장님이 되시겠습니다. 입장해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 참 듣기 거북합니다.
'-겠-'은, "내일쯤 비가 내리겠습니다"에서처럼 확실하지 않은 일에 대한 '추정'을 나타낼 때나, "첫눈이 오면 가겠습니다"처럼 말하는 사람의 의지를 나타낼 때 씁니다. 이 밖에는 '겠'을 쓰지 않으시는 게 깔끔합니다.
'이 그림은 전통가옥이 되겠습니다'는 '이 그림은 전통가옥입니다'로, '저 내용은 기본 계획이 되겠습니다'는 '저 내용은 기본 계획입니다'로, '화장실은 이쪽이 되겠습니다'는 '화장실은 이쪽입니다'로, '이분은 우리 회사 사장님이 되시겠습니다'는 '이분은 우리 회사 사장님입니다'로, '입장해 주시기 바라겠습니다'는 '들어와 주십시오'로 쓰시면 됩니다. '겠'을 남용하는 말버릇은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합니다.
남이 하는 말을 잘 들어보면, 배울 게 참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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