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몹쓸/못쓸/못 쓸]
안녕하세요.
또 비가오네요. 제발...
이런 와중에 강원도 수해지역에서, 말리려고 내 놓은 살림을 가져가는 사람이 있다는군요. 정말 해도 너무합니다. 그런 몹쓸 짓을 하는 나쁜 사람을 혼내줄 방법 없나요?
남에게 고약한 말이나 행동을 할 경우 흔히 "못쓸 말을 했다" "못쓸 짓을 했다" 등과 같이 '못쓸'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경우 '못쓸'은 '몹쓸'이라고 해야 맞습니다.
오늘은, '몹쓸, 못쓸, 못 쓸'을 갈라볼게요.
먼저, '몹쓸'은, "악독하고 고약한"이라는 뜻으로, 몹쓸 것, 몹쓸 놈, 몹쓸 말, 몹쓸 병, 몹쓸 사람, 몹쓸 짓, 술에 취해 아이에게 몹쓸 소리를 마구 해대고 말았다, 사랑이란 몹쓸 병에 걸렸다처럼 씁니다.
'못쓰다'는, (주로 '못쓰게' 꼴로 쓰여)"얼굴이나 몸이 축나다"는 뜻입니다. 얼굴이 못쓰게 상하다, 그는 병으로 하루하루 못쓰게 돼 갔다처럼 쓰죠. 또 다른 뜻으로는, (주로 '-으면', '-어서'와 함께 쓰여) "옳지 않다. 또는 바람직한 상태가 아니다."는 뜻입니다. 거짓말을 하면 못써, 무엇이든 지나치면 못쓴다, 그는 너무 게을러서 못쓰겠다처럼 쓰죠.
따라서, 수해지역에서 말리려고 내 놓은 살림을 가져간 나쁜 사람들은, 못쓸 행동을 한 게 아니라, 몹쓸 행동은 한 것이고, 그런 사람은, 못쓸 사람이 아니라, 몹쓸 사람입니다.
나간 김에 조금 더 나가보면, '못쓰다'와 '못 쓰다'의 다른점도 아셔야 합니다.
'못 쓰다'는, '쓰다'에 부정문을 만드는 부사 '못'이 온 것으로, 냉장고를 못 쓰게 되었다, 못 쓰는 물건은 버려라처럼, "사용하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정리하면, '몹쓸'은, "악독하고 고약한"이라는 뜻이고, '못쓰다'는 "얼굴이나 몸이 축나다"는 뜻이며, '못 쓰다'는 "(물건을) 사용하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가르실 수 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