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29] 우리말) 지르신다

조회 수 5906 추천 수 0 2012.11.29 14:39:09

우리말에 '지르신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신이나 버선 따위를 뒤축이 발꿈치에 눌리어 밟히게 신다."는 뜻을 지닌 움직씨(동사)로
그 여자는 지르신은 버선까지도 예뻤다, 누가 내 구두를 지르신었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며칠 전에 식당에서 잃어버린 신발을 찾았습니다.
어제 식당 주인 전화를 받고 그동안 제가 가지고 있던 신발을 가지고 식당으로 갔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 저와 함께했지만, 헤어진다고 하니 좀 서운하더군요.
그래서 구둣방에 가서 곱게 닦아서 종이봉투에 담아서 가지고 갔습니다.
제가 가져간 신발을 드리고 잃어버린 제 신발을 받았습니다. 

근데 아뿔싸!
집에 와서 보니 제 구두 뒤축이 구부러져 있는 겁니다.
얼마나 황당하던지요.
저는 그 사람 구두를 깨끗하게 닦아서 가져다 드렸는데,
그 사람이 제 구두를 뒤축을 구부려 아무렇게나 신고 다녔다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어떻게 남의 신발을 이렇게 함부로...
정말 화가 나더군요.

우리말에 '지르신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신이나 버선 따위를 뒤축이 발꿈치에 눌리어 밟히게 신다."는 뜻을 지닌 움직씨(동사)로
그 여자는 지르신은 버선까지도 예뻤다, 누가 내 구두를 지르신었다처럼 씁니다.

몹시 못마땅하고 언짢기는 하지만,
제가 화를 내봐야 나만 손해라는 생각에 그냥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구두만 불쌍한 거죠.
쩝... 

오늘도 즐겁게 웃으시면서 잘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지난주, 이번 주, 다음 주]

안녕하세요.

주말 잘 쉬셨나요?

지난주에 잘 쉬셨어야, 이번주에 열심히 일하실 수 있고, 그래야 다음주에 또 노실 수 있는데...^^*

우리말에서 띄어쓰기가 어렵다는 분이 참 많으십니다.
제가 생각해도 어렵습니다.
원칙이 있기는 하지만 예외가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앞에서 지난주, 이번주, 다음주를 썼는데요.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지난주'는 붙여 쓰고, '이번 주'와 '다음 주'는 띄어 써야 합니다.
'지난주'만 한 단어로 보고 사전에 올렸으므로 그 낱말은 붙여 쓰고,
'이번 주'와 '다음 주'는 한 단어로 보지 않아 사전에 올리지 않았으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
쉽게 받아들이실 수 있나요?

한글학회에서 만든 우리말큰사전을 뒤져보면,
'지난주'와 '다음주'는 한 낱말로 봐서 사전에 올렸습니다. 붙여 써야 하는 거죠.
그러나 '이번 주'는 한 낱말로 보지 않았습니다. 띄어 써야 합니다.
이것은 받아들이실 수 있나요?

띄어쓰기 이야기할 때,
한 단어로 인정받아 사전에 올라 있으면 붙여 쓰고 그렇지 않으면 띄어 쓰라고 합니다.
저도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그럼, 띄어쓰기를 잘하려면 사전을 다 외워야 하나요? 그래요?

소나무 잎인 '솔잎'은 붙여 쓰고,
단풍나무 잎인 '단풍잎'도 붙여 쓰는데,
오동나무 잎인 '오동 잎'은 왜 띄어 쓰죠?
싸리 잎, 상추 잎, 배추 잎은 학자들이 사전에 올리지 않아서 띄어 써야 한다고요?

그래서 '어제저녁'은 붙여 쓰면서
'오늘 저녁'과 '내일 저녁'은 띄어 쓰나요? 그래요?
누가 시원하게 말씀 좀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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