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분리 수거와 분리 배출]
안녕하세요.
벌써 금요일입니다. 기분 좋은 날이라 짧게 쓰겠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본 글입니다. 아파트 관리실에서 붙인 것 같네요. "쓰레기 분리수거를 잘해 주셔야 방범순찰 시간이 늘어납니다."
뭔가 좀 이상하지 않나요?
아마 하시고자 하는 말씀은, 집에 있는 쓰레기를 버리실 때, 종이, 병, 플라스틱 따위를 잘 갈라서 제대로 내 주셔야 일하시는 분이 빨리 일을 마치고 방범순찰하는데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는 뜻일 겁니다.
그런 뜻이 맞다면, "쓰레기 분리수거를 잘해 주셔야 방범순찰 시간이 늘어납니다."는 틀렸습니다. 배출과 수거를 잘못 쓴겁니다.
집에 있는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배출이고, 이 쓰레기를 모으는 것은 수거입니다. 쓰레기 분리 배출은 각 가정에서 하고 수거는 아저씨들이 하시는 겁니다.
따라서, 집에서는 쓰레기 분리 '배출'을 잘해 주셔야, 아저씨들이 분리 '수거'를 잘 하실 수 있습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잘해 주셔야 방범순찰 시간이 늘어납니다."은 "쓰레기 분리배출을 잘해 주셔야 (분리수거를 빨리 마칠 수 있어) 방범순찰 시간이 늘어납니다."로 써야 바릅니다.
이렇게 자주 헷갈리는 게 접수와 제출입니다. 어디에 시험을 보고자 원서를 내고 온 것을, "원서 접수하고 왔다."라고 하면 안 됩니다. 원서를 내는 것은 제출이고, 그 원서를 받는 게 접수입니다.
따라서, 시험 보는 사람이 원서를 '제출'하고, 회사에서 그 원서를 '접수'한 게 바릅니다.
오늘이 금요일이라 오늘 저녁에 일찍 가서 집에 있는 쓰레기를 분리 배출해야겠습니다. ^^*
우리말123
보태기) 글을 쓰면서도 좀 찜찜하네요. 실은 분리수거니 분리배출이니 하는 이런 낱말이 영 걸립니다. 처음 그런 정책을 세울 때, '따로버리기', '따로모으기'라고 하거나, '따로내기', '따로걷기'라고 했어야 하는데...
지금이라고 이런 말로 바꾸면 안 될까요?
중앙일보 우리말바루기에서 본 것 같습니다. '분리'라는 표현도 옳지 않다고... 분리란 [ 서로 나뉘어 떨어짐. 또는 그렇게 되게 함.]이니까 (예 : 가마솥 솥뚜껑의 손잡이를 분리함) '분류'가 더 낫겠다고 하더군요. '쓰레기 분류 배출', 익숙하진 않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