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평이 아니라 제곱미터]
안녕하세요.
벌써 금요일입니다. 아내가 어머니 모시고 제주도에 갔는데 오늘 옵니다. ^^*
지난 주말에는 어머니를 모시고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관을 둘러봤습니다. 보통 때는 한 시간이면 다 둘러보는데, 어머니를 모시고 도니 세 시간이 넘게 걸리더군요. 또, 평소에는 제가 남들에게 설명하는데, 주말에는 어머니가 저에게 설명해 주시고...^^*
7월 1일부터 법정계량단위가 아닌 단위를 쓸 수 없다는 것을 다 아시죠? 아파트도 몇 평이라고 했던 것을 몇 제곱미터라고 해야 합니다.
아마 박물관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관도 바꿔야 할 단위가 몇 개 있더군요.
소 한 마리당 하루에 3000평의 논을 갈 수 있다고 되어 있는 것은, 소 한 마리가 하루에 1ha(또는 10,000㎡)의 논을 갈 수 있다로 바꿔야 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단위 통일은 상거래 질서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1986년 1월 미국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발사 직후 폭발했는데, 이 원인을 찾아보니 바깥벽 이음매를 미터가 아닌 인치로 계산해서 생각보다 틈새가 많이 벌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단위 하나 잘못 써서 사람 잡은 거죠.
1999년 미국 NASA가 1억2천5백만 달러를 들여 만든 화성 기후탐사선이 286일 항해 끝에 화성에 닿자마자 폭발함. 140 ㎞~160 ㎞ 높이의 궤도에 자리 잡아야 할 탐사선이 계획보다 100 ㎞ 아래인 60 ㎞ 지점의 낮은 궤도로 진입하면서 대기권과 마찰열을 견디지 못해 폭발함
정부는 1961년에 국제계량단위인 미터법을 법정계량단위로 쓰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일본강점기 때 들어왔던 관·근·돈·리 따위의 단위를 못 쓰게 했습니다. (다만, 등기부등본이 토지·건물을 평으로 쓰고 있어 '평'은 제외했죠.)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1983년에는 토지대장과 등기부등본 단위를 모두 ㎡로 바꾸고 관·근·돈·평·리를 못쓰게 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선지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그 뒤 2000년 12월에 국가표준기본법을 만들어 SI단위를 법정단위로 채택하였습니다. 그 법에 따라 길이는 미터(m)로 무게는 kg이나 g로써야 합니다. 그러나 이 법 또한 여러 가지 이유로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7년이 흐른 지금 다시 계량 단위를 바꾸겠다고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이번에는 잘 되겠죠?
우리말123
보태기) 1. 평을 못 쓰게 하니까 일부 건설사에서 평과 발음이 비슷한 형(形)이나 타입(type) 따위를 쓰려고 하시는데, 이것도 쓰시면 안 됩니다.
길이는 센티미터(cm), 미터(m), 킬로미터(km) 따위를 쓰셔야지 자, 인치, 마일 따위를 쓰시면 안 됩니다. 넓이는 제곱미터, 헥타르(ha) 따위를 쓰셔야지 평, 마지기, 에이커 따위를 쓰시면 안 됩니다. 부피는 세제곱미터나 리터(L, l)를 쓰여야지 되, 말, 갤런 따위를 쓰시면 안 됩니다. 무게는 그램(g), 킬로그램(kg)을 쓰셔야지 근, 돈, 파운드 따위를 쓰시면 안 됩니다.
하나 더 중요한 것은 단위는 필기체로 쓰지 않습니다. cm, m가 아니라 cm, m입니다. m과 M은 전혀 다른 단위입니다.
2. 이음새 : 두 물체를 이은 모양새 이음매 : 두 물체를 이은 자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