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20] 우리말) 주의와 주위

조회 수 5668 추천 수 0 2013.11.20 08:52:08

'주의'와 '주위'는 다릅니다.
'주위가 산만하다'고 하면 지금 제 일터처럼 나무를 파헤쳐 주변이 어수선하다는 뜻이고,
'주의가 산만하다'고 하면 어떠한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을 이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쌀쌀하네요. 내일까지는 추울 거라고 합니다.

요즘 제 일터에서는 나무를 파서 전주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농촌진흥청이 전주로 이사를 하는데, 나무는 생장이 멈춘 가을에 옮기는 게 좋다면서 지금 나무를 파네요.
그렇지 않아도 날씨가 추워 좀 삭막한데,
나무까지 파내서 주위가 더 어수선하네요.

'산만하다'는 그림씨(형용사)가 있습니다.
散漫이라는 한자말로, "어수선하여 질서나 통일성이 없다"는 뜻입니다.
글이 산만하다, 주의가 산만하다처럼 씁니다.

'주의'는 
"어떤 한 곳이나 일에 관심을 집중하여 기울임"이라는 뜻의 이름씨(명사)입니다.
주의가 산만하다, 주의를 기울이다, 주의를 끌다, 주의를 집중하다, 주의를 환기하다처럼 씁니다.

'주위'는
"어떤 곳의 바깥 둘레"입니다.

'주의'와 '주위' 소리가 비슷하다 보니 
가끔은 헷갈릴 때도 있습니다.

'주의'와 '주위'는 다릅니다.
'주위가 산만하다'고 하면 지금 제 일터처럼 나무를 파헤쳐 주변이 어수선하다는 뜻이고,
'주의가 산만하다'고 하면 어떠한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을 이릅니다.

제 책상 '주위가 산만'해서 그런지 '주의가 산만'해서 글을 쓰는 데 집중할 수가 없네요. ^^*
제 책상 위에 여러 물건이 널려 있어서 그런지 정신이 어수선해서 글을 쓰는 데 집중할 수가 없네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터줏대감]

오늘은 귀신 이야기로 시작할게요.
그리 무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우리 전통 속에 살아 있는 귀신을 소개해 드릴 거고,
종교적인 것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가위눌렸다는 말 아시죠?
거기에 나오는 가위가 바로
자는 사람을 누른다는 귀신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사는 집에는 여러 가지 귀신이 함께 삽니다.
성주, 조왕, 터주, 삼신, 축신 따위가 바로 그런 귀신들입니다.

굴왕신은 무덤을 지키는 신이고,
두억시니는 사납고 못된 장난으로 사람을 못살게 구는 귀신,
성주는 집을 지키고 보호해 주는 귀신이며,
조왕은 부엌을 맡은 귀신입니다.
주당은 뒷간을 지키는 귀신이고,
터주는 집터를 지키는 귀신입니다.
또, 아기를 점지하고 산모와 산아를 돌보는 세 신령을 삼신이라고 합니다.
삼신할머니가 애를 점지해 주셔야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하잖아요.

저 어렸을 때 기억에,
아버님이 상가에 다녀오시면 집안에 들어오시기 전에 뒷간에 먼저 다녀오셨습니다.
그 까닭은,
혹시라도 상가에서 붙었을지도 모르는 나쁜 귀신을 
뒷간에 사는 주당이 떼 내주라고 뒷간에 먼저 가신 겁니다.
그리고 아버님은 뒷간에 들어가시면 항상 모자를 먼저 벗으셨습니다.
요즘도 모자를 쓴 채 어른에게 인사를 하지 않듯이,
집안의 귀신에게 모자를 벗고 예의를 갖춘 거죠.

'집단의 구성원 가운데 가장 오래된 사람을 이르는 말.'이 터줏대감입니다.
이 말도 터주라는 집터를 지키는 귀신에서 온 말입니다.

오늘 제가 왜이리 주절주절 귀신이야기를 지껄이는지 궁금하시죠?
실은 어제부터 제가 일하는 곳에 새로운 직원이 한 분 오셨습니다.
그분은 농촌진흥청 외부과제를 담당하게 되는데,
아무쪼록 앞으로 계속, 쭉~~~ 그 자리에서 그 일을 맡아,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터줏대감이 되길 빕니다.

혜진 씨!
같이 일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농촌진흥청 외부과제 터줏대감이 되시면 나중에 저 좀 잘 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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