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명란젓과 창난젓]
어제는 어머니와 점심을 같이했습니다. 마침 아내가 밖에 나가고 어머니 혼자 점심을 드시게 되어 제가 모시고 밖으로 나왔죠. 돌솥 비빔밥을 먹었는데 어머니가 참 좋아하시더군요. 오랜만에 명란젓을 먹어보신다면서 비빔밥 한 그릇을 다 비우셨습니다. 명란젓을 이렇게 좋아하실 줄 알았으면 더 일찍 해 드릴걸......
오늘은 어머니에게 죄송한 마음을 갖고 명란젓을 알아볼게요. 명란젓은 '명태의 알을 소금에 절여 담근 젓.'입니다. 明卵에 젓이 붙어서 된 낱말입니다. 卵이 알 란 자 이므로 明卵은 '명란'이 맞습니다. 만약 이 卵 자가 낱말 맨 앞에 오면 두음법칙에 따라 '란'이 아니라 '난'이 되겠죠. 난포, 난막, 난상 따위 입니다. 어쨌든 명태 알로 담근 젓은 '명란젓'입니다.
창난젓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 창난젓이 (명태의) 창자(창)와 알(卵, 란)로 만든 젓이라면 창란젓이라고 해야 맞습니다. 卵 자가 낱말 맨 앞에 온 게 아니니 '란'이라고 해야겠죠.
그러나 창난젓은 창자와 알로 만듯 젓이 아닙니다. '명태의 창자.'를 '창난'이라고 하는데 바로 이것으로 만든 젓입니다. 순 우리말입니다. '창자와 알'과는 상관없습니다. 순 우리말 '창난'으로 만든 젓이니 마땅히 '창란젓'이 아니라 '창난젓'이죠.
정리하면, 명란젓은 명태의 알로 담은 젓이니 '명란젓'이 맞고, 창난젓은 명태의 창자인 '창난'으로 담은 젓이니 '창난젓'이 맞습니다.
그나저나, 명란젓과 창난젓 가운데 어떤 게 더 맛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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