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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알갱이와 알맹이-성기지 학술위원
‘알갱이’와 ‘알맹이’란 서로 다른 두 낱말이 있는데, 그 각각의 쓰임을 잘 따져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알갱이’는 “곡식의 낟알이나, 열매의 낱개”를 가리키는 말이다. “쌀이나 보리, 밀 알갱이는 잘고, 도토리나 밤 알갱이는 굵다.”처럼 쓰인다. 반면에 ‘알맹이’는 “물건을 싸고 있는 껍데기나 껍질을 벗기고 남은 속 부분”을 가리키는 말이다. “땅콩을 까서 알맹이를 모아 놓은 것보다 남은 껍데기가 더 수북하다.”처럼 쓰인다. ‘알갱이’는 셈을 헤아리는 단위로도 쓰여서 “한 알갱이, 두 알갱이, 세 알갱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알맹이’는 그렇게는 쓰이지 않는다.
모처럼 하늘이 높고 햇살이 눈부신 나날이다. 이런 날씨가 보름만 지속되어도 올 가을 수확이 풍성해질 것이다. 벼베기를 한 뒤에 이삭을 떨어서 낟알을 거두는 것을 ‘바심’이라고도 하고 한자말로 ‘타작’이라고도 한다. 이때 이삭의 낟알은 ‘알갱이’이고, 이 알갱이들을 방앗간에 가지고 가서 찧는 것을 ‘도정’이나 ‘정미’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도정 공정을 거친 것이 ‘알맹이’이다. 이 알맹이가 쌀이다.
타작이란 말의 우리말이 ‘바심’인데, 벼가 아니라 ‘조의 이삭을 떨어내서 좁쌀을 만드는 것’을 ‘조바심’이라고 한다. 이 조는 잎이 어긋나 좁고 길게 생겼고, 귀가 질겨서 떨어내기가 힘들다. 그래서 조를 바심할 때에는 (곧 타작할 때는) 그 과정이 조심스럽고, 마음먹은 대로 쉽게 떨어지지도 않아, 조급해지고 초조한 마음이 들었던 모양이다. 그 때문에 “조마조마하게 마음을 졸이는 것”을 ‘조바심치다, 조바심하다’라고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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