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반가운 금요일입니다. 게다가 날씨도 참 좋네요.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목이 두꺼운 처자-성기지 학술위원
보름 전쯤인가, 텔레비전 방송의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젊은 역사학자가 조선시대 때 세자빈을 간택하는 조건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들었다. 세자빈에 간택되기 위한 용모를 표현하면서 ‘목이 두꺼운 처자’라고 했는데, 함께 있던 출연자들도 모두 목이 두껍다는 말에 맞장구를 치는 모습을 보고 조금 놀랐다.
목이나 허리라든가, 팔뚝, 종아리 등을 묘사할 때에는 ‘굵다’, ‘가늘다’로 말해야 한다. “목이 두꺼운 처자”가 아니라 “목이 굵은 처자”가 맞는 표현이다. “팔뚝이 얇다”가 아니라 “팔뚝이 가늘다”이고, “종아리가 두껍다”가 아니라 “종아리가 굵다”로 말해야 옳다. 이런 말들은 사실 어렸을 때 우리말을 처음 배우는 단계에서 익혔던 말들인데, 이렇게 자기도 모르게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두껍다’는 물체의 [두께]가 보통의 정도보다 크다는 뜻으로 쓰이고, ‘얇다’는 그 반대로 두께가 작다는 뜻으로 쓰인다. 가령 “안젤리나졸리처럼 두꺼운 입술이 그의 매력이다.”처럼, 우리 몸에서도 입술의 두께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서 ‘굵다’는 “손마디가 굵어서 반지가 잘 들어가지 않는다.”처럼, ‘길쭉한 물체의 [둘레]가 크다’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이와 반대로 “머리카락이 가늘다”와 같이 둘레가 작으면 ‘가늘다’라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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