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무척 쌀쌀하네요. 어제는 편지 보내는 것을 깜빡 잊었습니다. ^^*
오늘은 우리말이 아닌, 어떤 분이 보내주신 편지를 소개합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편지를 받았기에, 보내주신 분의 허락을 받고, 여러분과 같이 읽고자 합니다.
성 박사님, 안녕하세요? 오늘 보내주신 우리말 편지를 읽으면서 성 박사님의 따뜻함이 전해 오는 것 같네요. 기온은 올 들어서 제일 차갑다는데... 따듯함을 느끼는 마음이 어울리지 않죠?
이게...아마도 나이 탓에 감정 조절이 여의치 않음이겠지요,
가을이 점점 깊어져요 창문 열면 밖에 나오면 그저 보이는 것이 온통 가을 뿐, 싸늘함이 물씬 풍기는 바람, 지나가는 새들의 울음 소리 그저 외롭고...그런 계절 가을 새벽에 안개가 얇게드리우면 멀리 보이지 않는 희뿌연함 그 속에서 젊은 사람들은 희망을 펼치고 나이든 사람은 무상함을 느끼는 계절 그게 지금 같은 늦 가을, 가을이 무르 익어요
은행 잎에서... 노란 물이 묻어 나올듯... 파란 하늘은 청색 물감을 들인듯,.. 마음 조차 차갑게 느껴지고 누런 들판은 황금색 옷이구요, 고개 숙인 수수 모가지가 제 힘에 버겁다 아우성 치는 것 같고 창문 앞 감나무 어느새 잎은 지고 빨간 감만 남았어요, 찬 서리 맞으면 따야지.. 그러면서 서리를 기다리는 게으름을 피고 있습니다,
전번 주말이.... 시월 두번 째 주말 오전에 서너시간 산을 즐겼습니다, 가다가 쉬다가... 파란 하늘 보고, 흰구름에게 반갑다... 이야기를 하면서 다람쥐에게 손을 흔들고,...
그렇게 놀다가 걷다가... 옹달샘이 앉아서 물도 마시고... 손도 씼으면서.... 차갑다고... 외마딧 소리도 지르고....
집에 돌아와서 샤워로 몸을 정갈 하게.. 점섬 먹고서 커피까지... 그윽한 이티오피아 원두 커피 냄새에... 쌈사롭한 맛까지 즐기고는 그리고 쇼파에 앉아서 고개를 떨군채.... 오수도 즐겼습니다,
지금의 나, 토목을 전공하고, 평생을 농림부에서 일을 하다가. 나이가 들어서 정년을 하였으니 지금은 능력이 사라진 초로의 삶이죠.
지난 주말처럼 산에 오를 수 있으니 건강이 받쳐주고. 옹달샘을 벗 삼아서 놀고 달리는 다람쥐에게 말을 건넬 수 있으니... 정서적으로 안정 된 셈이고... 아내가 곁에서 말을 걸고 결혼해서 사는 아들 딸이 전화로 안부를 묻고 자주 들르는 손자가 있어서 할아버지 라고 불러주니... 외롭지 않고... 이러한 지금의 내 삶 어느 갑부가 부러울꼬???. 그러면서 스스로 행복해다고 생각합니다,
마음 편치요, 몸도 편치... 게다가 누가 보자고를 하나.. 만날 사람이 정해지길 하였나. 딱히 갈데가 있나, 급한 일은 더더욱 없죠. 업무 때문에 술 마시고 아플 일 없고, 가고 싶으면 가고 졸리면 잠을 자고 놀고 싶으면 놀고... 그렇게... 속절없이 세월이 가건만
아아...
지금이 너무 좋답니다,
돈이 없으니
누가 꾸어 달라 보채기를 하나..
어느 놈이 담 넘오 올 일이 없지요.
마음 편히...
배부르면 두디리고
고프면 먹고
허리가 아프면
굽혔다가 폈다가...
왼편으로 돌리고
원위치...
오른 편으로 돌리고,
원위치...
온 세상이 내가 즐기는 마당 같습니다,
마음이 가벼우니
몸도 가볍죠,
마음에 무거운 짐을 지지 않았으니..
몸도 무거운 짐이 없구요.
무겁지 않으니 편하고
하루가 편하고 일상이 편안 할 밖에....
어느 날
70대 초반의 노인네 부부가
산기슭에 잘 다듬어진 편편한 산책로를
두 손 맞주 잡고 걷습니다,
천천히... 편안하게..
그러다가 할아범이
할멈에게 업어주겠다고 제안합니다,
할멈은 못 이기는 척,
아주 쑥쓰러운 척...
그렇게 빼다가,
냉큼 할아범 등에 오름니다,
가볍습니다,
할아범이 한탄합니다,
임자아..
너무 가볍수,
평생 나와 우리 가정을 위해서
죽 어라... 일만 한 당신,
그렇게 일을 하느라...
당신 몸에서 진기가 모두 빠졌나 보우.
그럼서 한숨을 푸욱 내쉬었죠,
그런 할아범을 보면서
할멈이 이야기를 합니다,
아니..
여보!
당신 어째서 그리 마음이 변한게요오
마음 변하면...
그럼서 할머니는 하늘을 봄니다
그리고 허허로운 마음으로 숨을 쉼니다,
할아버지에게
내려 달라고 이야기합니다,
두 사람은 마주 보고 섬니다,
두 사람은 눈을 맞춤니다,
두 눈에는 사랑이 그윽하죠.
그리 살아야죠,
그게 노년의 부부죠.
아옹다옹...
그래봤짜 공동으로 손햅디다.
누가 이기고
누가 지고가 어디에...
그저 서로 이기고
서로 지고 그렇죠.
평화로운 화요일 오전
나른함이 엄습합니다,
연구원 사무실입니다
이럴 땐... 쎌프 커피나...
그러면서 컴퓨터 자판 앞을 떠났죠
다시 창밖을 봅니다,
노란 은행잎이 정겹습니다,
소리없이 오가는 계절,
하지만 눈으로는 보이지요
하루가 다르게 익어가는 이 가을
항상 건강 하고
늘......행복하게 즐기면서 사세요.
그리고
성 박사님,
새로 지은 집에서,
새로운 진흥청 건물에서,
가족과 직장 동료와 함께
풍성한 가을 걷이를 하세요,
그리 되시라고... 빌겠습다,
아름다운 편지,
따뜻함을 전달 받는 느낌으로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