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틀린말 몇 개]
안녕하세요.
어제 보낸 편지에서 제가 또 실수를 했군요. ... 얼굴과 손을 보니 검버섯이 유달리 만이 보이더군요...라고 했습니다. '많이'인데 '만이'라고 쓴 거죠. 제가 이렇게 덜렁댑니다. ^^*
오늘은 스승의 날입니다. 스승의 날이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의 생신을 기념하여 5월 15일로 지정했다는 것을 아세요?
어제는 오전에 갑자기 부여로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차 속에서 라디오를 듣는데 왜 그리 귀에 거슬리는 게 많은지요.
10:37, KBS 라디오, 입맛 돋구다고 했고, 엑기스라고 했습니다. 입맛이 당기는 것은 돋구다가 아니라 돋우다이고, 엑기스는 extract를 일본어 투로 읽은 겁니다. 진액이 맞습니다.
11:08, KBS 라디오, 우박으로 적과 피해를 봤다고 했습니다. 적과(摘果)는 과일나무에서 열매가 너무 많이 달리지 않도록 몇 개를 솎아 주는 것인데, 농촌진흥청에서 '열매솎기'로 다듬었습니다.
11:57, MBC 라디오, 시간이 짧게 걸린다고 했습니다. 시간이 적게 걸리는 것일 겁니다.
가면서 탄천휴게소를 들렀는데, '비지니스서비스센터'라고 써 있더군요. business를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우리말로 쓰면 비지니스가 아니라 비즈니스입니다. '즉석 호도과자'라는 것도 보이네요. '호도'가 아니라 '호두'입니다.
오후 4:44, MBC 라디오, 밭에 곡식을 넣는다고 했습니다. 사람의 식량이 되는 쌀, 보리, 콩, 조, 기장, 수수 따위가 곡물과 곡식입니다. 밭에다 뿌려 자라게 하는 것은 씨입니다.
4:48, MBC 라디오, 애기라고 했습니다. 어린 젖먹이 아이는 아기입니다. 나이가 어린 사람이 아이이고 이 아이의 준말이 애입니다. 애기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오면서 안성휴게소에 들렀습니다. '돈까스'라고 쓴 게 보였습니다. '돈가스'이고, 이마저도 '돼지고기 튀김'으로 다듬은 말입니다.
제 병도 중병입니다. 틀린 낱말을 들으면 귀가 아프고, 엉터리 글을 보면 눈이 아픕니다. 큰일입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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