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23] 우리말) 압화와 누름꽃(2)

조회 수 5271 추천 수 0 2015.01.23 08:53:49

.

안녕하세요.

날씨가 어제보다는 좀 더 포근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주광현 님이 보내주신 편지를 함께 읽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성 박사님, 광주에 사는 주광현입니다.
트집 잡기 위해서 쓰는 글은 절대로 아니니 큰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아침 우리말 편지에 "꽃이나 식물 따위의 수분을 없앤 뒤 말려서 눌러 ~" 라는 내용이 있군요. 
이 말을 생각해 보면,
압화를 만들기 위해 꽃이나 식물에서
1) 수분을 없애는 작업
2)말리는 작업  
3)누르는 작업을 
차례로 해야 하는 것으로 됐군요.

하지만, 식물에서 수분을 없애는 것이나 식물을  말리는 것은 똑같은 내용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이 내용은 아래와 같이  쓰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지  아닐까 싶어서요.

1)'꽃이나 식물 따위를 말려서 눌러~' 
또는  
2)'꽃이나 식물 따위를 말려서 수분을 없앤 뒤 눌러~"
  (꽃이나 식물을 말리면 수분은 당연히 없어지므로)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먹으라.'는 속담이 있긴 하지만,
우리말과 글을 바르게 사용하고 잘 가꿔가기 위해서 날마다 쓰고 계시는 '우리말 편지'이기에 
작은 잘못이라도 없었으면 하는 우리말 편지의 열렬한 독자인 제 입장과 욕심에서 드리는 글인데,
혹시라도 이로 인해  마음 상하셨다면 편하게 풀어주시기 바랍니다.
너무 작은 것을 지적해서 미안합니다.


오늘 (2015. 1. 22.)아침 KBS1 TV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방송에서 콩이 몸에 좋다는 방송을 하더군요.
그런데 표로 나타낸 화면의 자막에 '피로 회복'으로 나오더군요.
이를 진행하는 아나운서까지도 콩을 먹으면 '피로 회복'이 된다고 하면서
몇 번이나 '피로 회복'이라는 말을 하더군요.
만일에 콩을 먹어서 '피로 회복'이 된다면 절대로 콩을 먹어서는 안 되겠죠.
피로를 날려버리기 위해서 콩을 먹는다면 몰라도요.
자막은 그렇게 됐더라도 이를 진행하는 아나운서 만큼은 이를 고쳐 '원기 회복'이나 '피로해소'라고 할 줄 알고 지켜 보고 있는데 실망이 너무 컸어요.

그 동안 우리말 편지에서 
'피로 회복'이라 하지 말고 '피로 해소'라 하든지 '원기 회복' 또는 '피로가 풀린다'라고 해야 한다고 성 박사님이 강조하고 또 강조했지만 
국민들로부터 시청료를 받아 운영하는 국영이나 다름 없는 공영 방송에서 이러니 정말 기분이 상하는군요. 
성 박사님이 전에 몇 번씩 했지만 한 것이라도 계속 더 내 보내야 할 것 같군요.

한 걸음 더 나가서 
KBS1 방송국으로 전화 또는 편지를 보내서 방송 내용에 잘못이 없도록 하라는 따끔한 충고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잘못 쓴 게 있으면 언제든지 이렇게 알려주십시오.
또 다른 실수를 막고자 이렇게 함께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국문학박사가 아닙니다. 농대를 나왔습니다.
남들이 저를 박사라고 부르긴 하지만, 우리말 편지를 보낸다고 해서 국문학박사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주광현 님처럼 저에게 편지를 보내주시면,
먼저 이 편지를 우리말 편지에 소개해도 될지를 여쭤봅니다. 그래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우리말 편지에서 소개합니다.
그럴 때 어떤 분은 편지를 다듬어서 다시 보내주시는 분도 계십니다.
가끔은 제가 조금 바꿔서 보내기도 합니다.
(사실은 오늘도 조금 바꾸고 싶었습니다. 편지를 너무 겸손하게 쓰셔서 다른 분들이 읽기에 조금 불편하실 것 같아서...)

어쨌든,
이런 편지는 자주 보내주십시오.
그래야 여러분과 제가 우리말에 더 큰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게걸스럽다와 게검스럽다]

안녕하세요.

기분 좋은 금요일입니다. 
아침부터 실없는 농담 하나 해 볼게요.

너 보신탕 먹을 줄 아니?
오늘 점심으로 보신탕 어때?
우리 같이 보신탕 먹으러 갈까?

이런 뜻을 다 담을 수 있게 두 자로 줄이면 뭐가 되는지 아세요?
딱 두 자로 줄이면...^^*







답은
"개 혀?"입니다.

내일이 초복인데 마침 토요일이라 오늘 점심때 보신탕 드시는 분들이 많으시겠네요.
저는 먹지 않지만 여름철 몸보신 하러 많이 드시나 봅니다.

오늘은 '게걸스럽다'와 '게검스럽다'를 갈라볼게요.
보신탕 좋아하시는 분들을 생각하면서...^^*

'게걸스럽다'는
몹시 먹고 싶거나 하고 싶은 욕심에 사로잡힌 듯하다는 뜻으로
나는 식탁 위에 밥을 차릴 겨를도 없이 닥치는 대로 게걸스럽게 밥을 먹었다처럼 씁니다.

'게검스럽다'는
음식을 욕심껏 먹어 대는 꼴이 보기에 매우 흉하다는 뜻으로
게검스럽게 먹다, 그는 먹는 모습이 아주 게검스럽다처럼 씁니다.

헷갈리신다고요?
다시 갈라보죠.

'게걸스럽다'는 몹시 먹고 싶거나 하고 싶은 욕심에 사로잡힌 듯하다는 뜻으로 욕심껏 마구 먹어대는 태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게검스럽다'는 음식을 욕심껏 먹어 대는 꼴이 보기에 매우 흉하다는 뜻이 있습니다.
좀 다르죠?

더 쉽게 하면,
'게걸스럽다'는 마구 먹어대는 태도이고,
'게검스럽다'는 마구 먹는 꼴이 보기 흉할 때 씁니다.

보신탕을 드시는 것도 좋고 개장국을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만
게걸스럽게는 드시더라도 게검스럽게는 드시지 않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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