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맛적다와 멋쩍다]
어제 편지를 보시고 몇 분이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제가 애도 아닌데 그런 투정을 부려서 죄송합니다. 멋쩍네요.
흔히 어색하고 쑥스러울 때 멋쩍다고 합니다. '멋쩍다'는 그림씨(형용사)로 그는 자신의 행동이 멋쩍은지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어 보였다, 나는 그들을 다시 보기가 멋쩍었다처럼 씁니다. 이를 '멋적다'로 쓰시면 안 됩니다.
예전에는 '멋적다'로 적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쓰는 한글맞춤법에는 적다(少)의 뜻이 없이 소리가 [쩍]으로 나면 '쩍'으로 쓴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멋쩍다가 멋이 적다는 뜻이 아니고, 소리도 멋쩍다로 나므로 '멋쩍다'로 쓰는 게 바릅니다. 맥쩍다, 해망쩍다, 겸연쩍다, 객쩍다, 수상쩍다, 미심쩍다, 미안쩍다 따위가 그런 겁니다.
그러나 맛적다는 다릅니다. 소리는 [맏쩍따]로 나지만 낱말 뜻에 적다(少)의 뜻이 살아 있는 "재미나 흥미가 거의 없어 싱겁다."는 뜻이므로 '맛적다'로 적는 게 옳습니다.
제가, 사람이 맛적으니 어제 일도 영 멋쩍네요.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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