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실에서 바깥쪽으로 이어 붙인 바닥은 베란다가 아니라 발코니가 맞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발코니와 베란다와 테라스-성기지 학술위원

언제부턴가 아파트 주민들도 봄맞이를 하며 갖가지 채소를 기른다. 아파트마다 서비스 면적으로 붙어 있는 공간에 화분을 놓거나 흙을 채워 작은 텃밭을 가꾸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공간을 ‘발코니’라 하기도 하고 ‘베란다’라 하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또 ‘테라스’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

아파트 거실에서 바깥쪽으로 이어 붙인 바닥은 베란다가 아니라 발코니가 맞다. 발코니는 우리말로 ‘노대’라고 한다. ‘노대’라고 하면, 2층 이상 주택이나 아파트의 벽면 바깥으로 튀어나와 연장된 바닥을 말한다. 노대는 위층과 아래층이 모두 같은 방법으로 달린 경우가 많다. 건물 밖에서 보았을 때, 윗집의 노대 바닥이 아랫집 노대의 천장이 되는 경우는 모두 발코니라고 할 수 있다. 요즘은 발코니를 확장해서 거실이나 방으로 쓰기 때문에 본래의 형태가 많이 사라졌지만, 발코니는 원래 실내와 구별된 외부에 달린 별도의 바닥을 의미한다. 그래서 우리말로 ‘노대’라고 하는데, 그 형태가 건물 벽면 바깥으로 돌출되어 난간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국립국어원에서는 ‘발코니’를 ‘난간’으로 순화하였다.

발코니가 밖에서 봤을 때 위아래 층의 모양이 같은 것과는 달리, ‘베란다’라고 하면 바닥만 있고 위층의 구조물이 없는 부분을 말한다. 예를 들어, 2층짜리 단독주택은 대개 2층이 1층보다 작은 경우가 많은데, 이때 1층의 지붕이면서 2층의 바깥 바닥이 되는 부분을 ‘베란다’라고 부른다. 그래서 건물의 2층 이상에서의 바닥은 ‘베란다’이거나 건물의 ‘옥상’이 되겠다. 단층짜리 집일 경우에는 집채에서 툇마루처럼 튀어나오게 하여 벽 없이 가는 기둥으로 받쳐서 지붕을 씌운 부분을 베란다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베란다를 ‘쪽마루’란 우리말로 순화하였다. 이렇게 발코니나 베란다가 건물의 일부분인 것과는 달리, 건물의 바깥 부분에 낮게 깔린 ‘일부러 만든 바닥’을 ‘테라스’라고 한다. 실내에서 직접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방의 앞쪽에서 도로나 정원으로 뻗쳐 나온 곳을 주로 가리키는데, 일광욕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 이용하는 곳이 되겠다. 물론 요즘엔 이 테라스에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선탠을 우리말로 하면?] 

안녕하세요.

가을비가 내리네요. ^^*

어제, 일요일 아침 9:40, MBC
'부시시'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자다 일어나 머리카락이나 털 따위가 몹시 어지럽게 일어나거나 흐트러져 있는 모양은
'부시시'가 아니라 '부스스'입니다.
1분 뒤 4.03Kg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Kg이 아니라 kg입니다.

오늘 편지입니다.

토요일에는 딸내미와 같이 인천 무의도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애를 데리고 정신없이 놀았더니 온몸이 뻑적지근하네요. 
게다가 가기 싫다고 심술부리는 여름 햇볕을 좀 받았더니 몸이 또 탔습니다. 
그슬린 게 아니라 좀 그을렸습니다. ^^*

살갗을 햇볕에 알맞게 그을리어서 고운 갈색으로 만드는 일을 선탠(suntan)이라고 합니다.
국어사전에 올라 있는 외래어입니다.
또,
치료나 건강을 위하여 온몸을 드러내고 햇빛을 쬠, 또는 그런 일을 일광욕이라고 합니다.
이 선탠이나 일광욕과 비슷한 뜻의 순 우리말 낱말이 있습니다.

"햇볕을 쪼이는 일"이라는 뜻으로 '해쪼이'라고 합니다.(북한에서는 '해쪼임'이라고 합니다.)
일광욕이나 선탠보다 멋진 낱말 아닌가요?

제가 며칠 전에 어느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면서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쓰면 마음이 맑아지고 차분해 진다고...
동해로 일출 보러 가자 보다 해돋이 보러 가자고 하면 더 넉넉해 보이고,
서풍이 분다 보다는 하늬바람이 분다고 하는 게 더 차분한 기분이 들지 않나요?

제 생각에
선탠이나 일광욕보다는 해쪼이를 하면 살이 더 멋있게 그을릴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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