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20] 우리말) 면죄부(2)

조회 수 5864 추천 수 0 2015.05.20 09:59:13

.

안녕하세요.

오늘도 여전히 하늘이 참 맑네요. ^^*

오늘은 
그제 보낸 편지에 있는 '면죄부'를 읽고 이ㅈㅎ 님이 보내주신 글을 함께 읽고자 합니다.


성 선생님, 
보내주시는 우리말을 통해 공부 잘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전에 보낸 편지"를 보면서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면죄부인지 면벌부인지 그 단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지요. 
 
'면죄부'는 죄를 용서해 주는 종이 쪽지가 아닙니다. 
어느 나라나 사법권은 그 나라의 고유한 권한입니다. 
내가 한국에서 죄를 지었으면 한국에서 재판을 받아야지 일본 가서 재판 받겠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천주교에서 고해성사는 죄를 사해주는 성사로서 일종의 교회의 사법권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당시에 이 사법권은 교구 안에서만 유효했습니다.(요즘엔 별로 개의치 않지만요) 
그러니까 다른 교구의 사제에게 고해성사를 볼 수 없었다는 말이죠. 
그런데 교회에 희사를 하면(건축 등으로 교회가 돈이 필요했겠죠) 그 특전으로 내가 원하는 
곳에 가서 고해성사를 볼 수 있는 권한을 쪽지로 준 것이죠. 
그러니까 죄를 없애주는 쪽지가 아니라 고해성사를 볼 수 있는 쪽지죠. 
이것을 화란을 중심으로 한 개신교 사람들이 가톨릭을 음해할 목적으로 면죄부라 이름하여 퍼트렸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면죄부나 면벌부가 아니라 '고해성사권'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면죄부의 원어는 indulgentia로 이는 은사라는 뜻입니다.(영어로는 indulgence) 
 
늘 좋은 내용 주셔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리말 공부를 잘 하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준희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하고하다와 허구하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여전히 일터에 나와서 일했습니다.
일요일 오전에 식구 모두 마라톤하고 오후에는 다시 일터에 나오니까 딸내미가 한마디 하더군요.
"아빠는 왜 일요일도 회사에 나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일입니다.
왜 허구헌날 일만 하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

오늘은 하고하다와 허구하다를 갈라볼게요.
'하고하다'는 토박이말로 '하고많다'와 같은 뜻으로 "많고 많다"는 뜻입니다.
하고많은 것 중에서 왜 하필이면 썩은 것을 골랐느냐, 남편을 기다리며 이렇게 하고많은 나날을 독수공방으로 보내야 하다니처럼 씁니다.

'허구하다'는 許久하다는 한자말로 "날, 세월 따위가 매우 오래다."는 뜻입니다.
허구한 세월, 허구한 날 팔자 한탄만 한다, 허구한 날 술만 퍼마시고 다녔다처럼 씁니다.

이처럼 두 낱말의 쓰임새가 거의 같습니다.
허구하다의 한자 許久를 우리말로 바꾼 게 하고하다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하고많은 사람 가운데 왜 내가 이 고생을 하는지 라고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 집니다.
그러나 내 딸이 하고많은 사람 가운데 나를 골라서 찾아와 준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뻥 뚫린 듯 시원해 집니다.

허구한 날 이 고생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기에 오늘도 웃으면서 삽시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403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707
2156 [2015/06/23] 우리말)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머니북 2015-06-23 4267
2155 [2015/06/22] 우리말) 유월 머니북 2015-06-22 4672
2154 [2015/06/19] 우리말) 주책 머니북 2015-06-22 11119
2153 [2015/06/17] 우리말) 숨탄것 머니북 2015-06-22 9665
2152 [2015/06/16] 우리말) 헛얼 머니북 2015-06-17 4703
2151 [2015/06/15] 우리말) 날개짓 -> 날갯짓 머니북 2015-06-17 6379
2150 [2015/06/12] 우리말) 부딪힐 때와 부딪칠 때 머니북 2015-06-12 8077
2149 [2015/06/11] 우리말) 나들못 머니북 2015-06-12 6814
2148 [2015/06/10] 우리말) 살품 머니북 2015-06-10 9374
2147 [2015/06/08] 우리말) 사춤 머니북 2015-06-09 10777
2146 [2015/06/05] 우리말) 먼지잼/애급과 출애굽기 머니북 2015-06-05 7981
2145 [2015/06/04] 우리말) 당최 머니북 2015-06-04 5668
2144 [2015/06/03] 우리말) 늦장과 늑장 머니북 2015-06-03 4728
2143 [2015/06/01] 우리말) 우리다 머니북 2015-06-01 13572
2142 [2015/05/28] 우리말) 제수씨 머니북 2015-06-01 6634
2141 [2015/05/26] 우리말) 끝물과 맏물 머니북 2015-05-28 10768
2140 [2015/05/26] 우리말) 불을 켜고 물을 켜고 기지개 켜고 머니북 2015-05-26 8765
2139 [2015/05/22] 우리말) 코르크 머니북 2015-05-26 4412
2138 [2015/05/21] 우리말) 사전에 이런 말도... 머니북 2015-05-26 6510
» [2015/05/20] 우리말) 면죄부(2) 머니북 2015-05-20 58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