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권커니 잣거니]
안녕하세요.
단비가 내리네요. 단비는 "꼭 필요한 때 알맞게 내리는 비"입니다. 우리 경제, 우리 삶에도 단비가 내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옛 동료를 만나 저녁에 한잔 했습니다. 인사로 자리를 옮긴 지 거의 달포 만에 마련한 환송회 자리였습니다. 반가운 얼굴을 마주 보며 권커니 잣거니하다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겠더군요.
술을 남에게 권하면서 자기도 받아 마시며 계속하여 먹는 모양을 뜻할 때 권커니 잣거니라고 합니다. 권커니는 권하거니에서 왔을 것이고, 잣거니는 아마도 작(酌)에서 온 말 같습니다. 이 말이 조금 바꿔 '권커니 잡거니'라고도 합니다. 뒤에 오는 잡거니는 술잔을 잡다에서 온 것 같습니다. 어쨌든 '권커니 잣거니'와 '권커니 잡거니'는 표준말입니다.
그러나 권커니 작커니, 권커니 자커니, 권커니 잣커니는 바르지 않습니다.
사람이 말을 만들고 그 말을 자주 쓰면 사전에 올라 표준말로 대접을 받습니다. 그러나 자주 쓰는 말이라고 모두 표준말인 것은 아닙니다. 또한, 언제나 표준말만 쓰면서 살 수도 없지 싶습니다.
어제 같은 날 옛 동료와 만나 권커니 잣거니할 때는 '소주'보다는 '쐬주'가 더 어울리거든요. ^^* 비록 쐬주가 표준말은 아니지만...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