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부터는 지난 2009년에 보냈던 편지를 다시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드름장아찌]
안녕하세요.
오늘도 여전히 춥네요. 2009년이 벌써 이틀째입니다. 올 한 해 계획 잘 세우셔서 좋은 성과 거두시길 빕니다.
장아찌가 뭔지 아시죠? 오이, 무, 마늘 따위를 간장이나 소금물에 담가 놓거나 된장, 고추장에 박았다가 조금씩 꺼내 양념하여서 오래 두고 먹는 음식을 뜻합니다. 된장이나 간장에 절이거나 담가서 만들어야 하기에 마땅히 짭니다. 만약에, 처마 밑에 얼어붙은 고드름을 따다가 간장에 절이면 어떻게 될까요? 길쭉한 고드름을 된장에다 푹 박아 놓으면 금방 다 녹아서 싱거운 물이 되고 말겠죠? 고드름장아찌라는 게 말도 안 되죠?
사전에서 고드름장아찌를 찾아보면, 진짜로 그런 낱말이 있습니다. 말이나 행동이 싱거운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입니다. 올 한 해 계획 잘 세우셔서 맹물 같은 고드름장아찌란 말 듣지 마시길 빕니다.
저도 꾸준히 우리말편지를 보내겠습니다. 그저 편하게 읽어주십시오. 제가 아는 지식이 철철 넘쳐서 자랑하고자 보내는 편지가 아닙니다. 제가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같이 나누고자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이 밖에 아무런 뜻도 없습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